
정부 내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가능성이 잇따라 언급되자, 청와대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7일 브리핑에서 “1차 추경안을 신속히 심의하고 확정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2차 추경 논의에 선을 그었다.
이번 발언은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4월 5일)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4월 6일)이 잇따라 2차 추경 가능성을 시사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3월 27일 정부가 “추가 추경은 없다”고 못 박은 지 불과 9일 만에 청와대 안팎에서 엇박자가 빚어진 셈이다.
26조2천억원 추경, ‘3개월 방파제’로 설계됐다
현재 국회 심의 중인 1차 추경 규모는 26조2천억원이다. 김 실장은 이 추경이 “직접적으로 3개월, 간접적으로 6개월간 대응할 수준을 상정해 긴급 편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경안에는 중동 전쟁으로 급등한 나프타 가격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 업자에 약 50% 가격을 보조하는 4천800억원이 포함돼 있다. 나프타는 한국 석유화학·에너지 산업의 핵심 원료로, 원유 가격 상승이 제조원가와 소비자물가 전반을 압박하는 구조다.
추경 규모 확대엔 ‘국채 발행’ 경계령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추경 규모 증액 가능성에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추경 중 1조원은 국채 상환에 쓰이도록 돼 있다”며 “규모를 더 늘리면 결국 빚을 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호황 종료 등으로 세수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추가 추경은 물가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 여력과 경기 대응 사이의 딜레마가 정책 갈등의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나프타 보조율 상향 여지…다층적 대응책도 제시
청와대는 추경 규모 자체의 변화에는 부정적이면서도, 나프타 가격 보조 비율 상향에는 여지를 남겼다. 김 실장은 “여당이 보조 비율을 높이자고 제안하고 있으며, 추경 논의 과정에서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프타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경우를 대비한 다층적 대응 방안도 제시됐다. 정책금융 투입, 세금 유예, 목적 예비비 활용 등이 순차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가 상승과 관련해서는 “유가의 화학제품 가격 비중을 고려할 때 상승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석유 최고가격제 등을 통해 억제 노력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