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노후 공공임대주택 재건축에 민간자본을 본격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공공 단독 시행으로는 막대한 재정 부담과 느린 사업 속도를 동시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18일 뉴스1이 확보한 ‘LH 노후 공공임대 재정비 종합 추진방안’에 따르면, LH는 올해 민간참여사업으로 약 1만8000가구를 신규 공모하고 이 중 1만6000가구를 연내 착공할 계획이다. 사업비 규모만 약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재건축 대상은 전국 14곳으로, 서울 8곳, 인천 1곳, 비수도권 5곳이다. 서울중계1단지는 올해 연말 사업승인을 거쳐 2027년 착공에 들어가며, 서울가양7단지는 2029년, 서울수서·번동2단지는 2030년 착공을 목표로 한다. 장기적으로는 준공 30년 이상 노후 단지 전국 13만 호를 재건축할 방침이다.
민간참여형·BTL·REITs 등 3가지 방식 검토
LH가 검토 중인 민간자본 도입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민간참여형(공사비보장형)은 민간 건설사에 일정 수준의 수익과 공사비를 보장해 참여를 유도하는 구조다. LH가 최소한의 수익을 보장하고 민간이 사업을 함께 진행한다.
BTL(Build-Transfer-Lease) 방식은 민간이 건물을 짓고 소유권을 LH에 이전한 뒤, 장기 임대료를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초기 건설비는 민간이 부담하지만 안정적인 임대 수익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 리스크가 분산된다.
REITs(부동산투자회사) 방식은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재건축에 활용하는 구조다. 대규모 사업 자금을 한 번에 마련할 수 있어 LH의 재정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 재정 지원 병행 필수”
다만 LH는 민간자본 도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후 공공임대 재정비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반면, 기존 입주민 재정착을 전제로 해 임대 비율이 높아 투자금 회수 규모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LH는 통합공공임대 건설지원단가 수준의 지원과 재정착 입주민 비중이 높은 단지에 대한 임대료 보전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소득 구간별 임대료 조정과 정부 재정 보전이 제시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공임대는 수익성이 없어 민간 단독 참여가 어렵다”며 “정부 재정 지원 없이는 사업 속도를 내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공공임대는 전체 주택의 7~8%에 불과하며, 낙인 효과로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닭장” 비판 해소… 면적 26㎡→31㎡ 이상 확대
이번 재건축은 “닭장” 논란을 불러온 협소한 공공임대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는 목적도 있다. 현재 영구임대주택 평균 전용면적은 26㎡에 불과하다. LH는 취약계층용은 26㎡에서 31㎡ 이상으로 확대하고, 청년·신혼부부·중산층을 위해 55㎡, 84㎡ 평형도 공급할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현재 사업 초기 단계로 주택 유형과 추진 방식 등을 검토 중이며 확정된 내용은 없다”면서도 “민간투자 방식을 적용하더라도 기존 LH 민간참여방식 틀 안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