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가장 분주해지는 봄, 축복보다 분쟁이 먼저 찾아오는 경우가 해마다 늘고 있다.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이른바 ‘스드메’를 둘러싼 소비자 피해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정부가 이례적으로 3개 기관 공동 주의보까지 발령하기에 이르렀다.
봄철 성수기에 피해가 집중되는 이유
한국소비자원이 22일 발표한 결혼서비스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2024년 905건에서 2025년 1,076건으로 18.9% 증가했다. 특히 결혼 성수기인 4~5월에는 195건이 접수되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6%나 급증했다.
이는 단순한 계절적 수요 증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짧은 기간 안에 계약을 서둘러 체결하는 구조 자체가 소비자를 불리한 위치에 몰아넣는다는 점이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분쟁의 핵심은 ‘깜깜이 계약’
전체 분쟁의 88.1%는 계약 해지·위약금(82.4%)과 청약 철회(5.7%)에서 비롯됐다. 소비자가 세부 가격이나 추가 비용, 위약금 기준 등을 사전에 충분히 안내받지 못한 채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3년 연속 국내 1위’, ‘최저가 보장’, ‘최다 제휴 업체 보유’ 등 객관적 근거가 없는 광고가 여전히 성행한다. 사진 파일 구입비·드레스 피팅비처럼 필수 서비스를 별도 항목으로 분리해 추가 비용을 청구하는 관행도 분쟁의 주요 불씨로 작용한다.
정부, 과태료 1억원 카드로 업계 압박
한국소비자원·공정거래위원회·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이날 공동으로 ‘결혼서비스 소비자 피해예방주의보’를 발령하고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공정위는 요금 체계와 환급 기준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한 ‘결혼서비스 가격표시제’의 현장 이행 여부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며, 중요정보고시를 위반한 사업자에게는 최대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소비자원은 오는 5~6월을 ‘결혼서비스 피해 집중 신고 기간’으로 지정하고, 피해 발생 시 1372소비자상담센터 또는 ‘소비자24’를 통해 적극적으로 구제를 신청하도록 당부했다. 또한 업체 선정 전에 소비자원 ‘참가격’ 누리집에서 주요 품목 가격을 미리 비교하고, 스드메 서비스별 기본 가격과 위약금 기준을 명확히 고지하는 ‘결혼준비대행업 표준약관’ 사용 업체를 우선 선택하도록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