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은 동물을 발견했지만, 어디에 신고해야 할지 몰라 발길을 돌린 경험이 있는가. 기존에는 지역마다 담당 부서가 달라 연락처를 일일이 찾아야 했고, 저녁이나 주말에는 접수조차 불가능했다. 유기동물을 눈앞에 두고도 손쓸 수 없는 구조적 공백이 수년간 방치돼 온 것이다.
드디어 열린 ‘단일 창구’…1577-0954로 통합

농림축산식품부는 3월 18일부터 유기·유실 동물 전용 신고번호 1577-0954를 신설하고 상시 신고 체계를 본격 가동한다고 17일 밝혔다. 전화 한 통이면 동물보호상담센터 상담원이 발견 위치를 확인한 뒤 해당 지역 담당자에게 즉시 연결해 준다.
온라인으로는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www.animal.go.kr)을 통해 24시간 신고가 가능하다. 신고자는 본인 인증 후 접수 내역은 물론, 동물의 구조 여부와 인계된 보호소 정보까지 직접 확인할 수 있어 기존의 ‘깜깜이 신고’ 방식에서 벗어나게 됐다.
연간 10만 마리…구조의 ‘골든타임’ 놓쳐온 현실
국내에서 한 해 발생하는 유기·유실 동물은 개와 고양이를 중심으로 10만 마리 이상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기존 신고 체계는 시·군·구마다 담당 부서가 달라 접근성이 낮았고, 관공서 업무 시간인 오전 9시~오후 6시를 벗어나면 접수 자체가 막혔다.
야간이나 휴일에 다친 동물을 발견해도 즉각 대응이 불가능했고, 신고 이후 처리 상황을 추적할 방법도 없었다. 낮은 신고 접근성은 구조율 저하로 이어졌고, 그 결과 보호시설 포화와 안락사 문제로까지 확산됐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지자체 격차가 변수
이번 체계 개선은 동물 구조의 신속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농식품부 이연숙 동물복지정책과장은 “신속한 동물 구조는 물론, 잃어버린 반려동물을 찾을 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우려도 적지 않다. 24시간 현장 출동은 지자체별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될 예정이어서 지역 간 서비스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 농촌 지역의 심야 대응 공백, 상담센터 인력 충원, 신고 급증에 따른 처리 능력 초과 등은 제도 정착을 위해 반드시 짚어야 할 과제다.
보호 조치 공고 후 10일이 지나도 소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제3자 입양 절차가 진행된다. 시민이 직접 동물을 구조한 경우에도 반드시 신고를 거쳐 보호센터에 인계해야 하며, 상담센터는 안전 수칙 안내와 전문 포획단 연결을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