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소멸한다더니?”… 8년 만에 출산율 반등 성공, ‘숨은 주역’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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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출생아 수 증가
경기 고양시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출처-뉴스1

8년간 바닥을 향해 질주하던 한국의 출생아 수가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반등 신호를 보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25일 발표한 ‘2025년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5만4천500명으로 전년보다 1만6천100명(6.8%) 증가했다. 합계출산율은 0.80명을 기록해 2021년(0.81명)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회복했다.

증가 규모로는 2010년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2015년 43만8천420명이던 출생아는 8년간 반 토막이 났고, 2023년엔 23만28명까지 추락했었다. 글로벌 최저 출산율 국가라는 오명 속에서 맞은 이번 반등은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던진다. 인구 절벽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아니면 일시적 착시에 불과할까.

전문가들은 신중한 낙관론을 펼친다. 박현정 데이터처 인구동향과장은 “3개년 연속 혼인이 증가하고 있고, 고위 추계 시나리오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며 “2031년 합계출산율 1.03명 달성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조적 전환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나온다.

30대 초반 인구 증가, 반등의 숨은 주역

신생아/출처-연합뉴스

이번 출생아 증가의 핵심 동력은 ‘인구 효과’와 ‘혼인 회복’이다. 1991~1995년생으로 구성된 30대 초반 여성 인구가 2021년 156만명에서 2024년 167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면서 출산 기반이 확대됐다. 이른바 ‘2차 에코붐 세대’가 출산 적령기에 진입한 것이다.

여기에 2022년 8월 이후 8개월간, 그리고 2024년 4월 이후 21개월 연속으로 이어진 혼인 증가세가 결정타를 날렸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결혼이 본격 회복되면서, 통상 2년의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출산 증가가 2024~2025년 가시화됐다. 실제로 결혼 2년 미만 출생아 비율은 36.1%로 2년 연속 상승했다. 30대 초반 출산율은 인구 1천명당 73.2명으로 가장 높았고, 30대 후반도 52.0명으로 11.8% 급증했다.

출산 인식 변화, 사회조사가 포착한 신호

숫자 뒤에는 미묘하지만 의미 있는 인식 변화가 감지된다. 2024년 사회조사에서 결혼 후 출산에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이 68.4%로 2년 전보다 3.1%포인트 증가했다. 비혼 출산에 대한 긍정 응답도 37.2%로 2.5%포인트 올랐다.

출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대적인 출산 지원 정책과 사회적 분위기 변화가 점진적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육아휴직 활용 증가, 유연근무제 확산, 난임 치료 지원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지역별로는 전남(1.10명)과 세종(1.06명)만 합계출산율 1명대를 유지한 반면, 서울은 0.63명으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해 수도권 집중의 그림자를 보여줬다.

2027년부터 예고된 ‘인구 효과’ 소멸

2025 출생·사망통계/출처-국가데이터처, 연합뉴스

문제는 이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 가능한가다. 정부는 2031년까지를 ‘골든타임’으로 설정했지만, 구조적 한계는 명확하다. 30~34세 초반 여성 인구가 2027년(170만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2차 에코붐 세대 막내인 1995년생이 출산 핵심 연령대를 벗어나는 2030년 전후엔 인구 효과가 급속히 약화될 전망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6년 0.9명, 2027년 이후 0.92명 유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지만, 장기 반등을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출생아가 늘었어도 사망자(36만3천400명)가 더 많아 전체 인구는 6년째 감소 중이다. OECD 38개국 중 유일한 0명대 합계출산율 국가라는 위치도 여전하다. 평균 출산연령이 첫째아 33.2세, 둘째아 34.7세로 상승하고, 고령 산모 비중이 37.3%에 달하는 만혼화·고령화 추세도 제약 요인이다.

2년 연속 출생아 증가는 분명 긍정적 신호다. 하지만 이것이 장기 추세 전환의 시작인지,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일시적 반등인지는 향후 3~4년이 결정할 것이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혼인 지원, 육아 인프라 확충, 일·가정 양립 문화 정착 등 구조적 대응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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