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차장에 차를 세우려다 입구에서 막히는 상황이 현실이 됐다. 2026년 4월 8일 0시를 기점으로 전국 공영주차장 약 3만 곳(100만 면)에서 승용차 요일별 5부제가 본격 시행됐다.
이번 조치는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한 에너지 수급 불안과 고유가 부담에 대응하기 위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마련한 강제적 에너지 절약 조치다. 한국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약 94%에 달하며, 중동 의존도가 특히 높아 국제 정세 불안이 곧 국내 에너지 위기로 직결된다.
공공·민간 구분 없이 번호판 끝자리로 일괄 차단
5부제의 핵심은 단순하다. 차량번호 끝자리에 따라 요일별로 공영주차장 진입 자체가 차단된다. 월요일 1·6번, 화요일 2·7번, 수요일 3·8번, 목요일 4·9번, 금요일 5·0번 차량이 순서대로 이용이 제한된다.
적용 범위도 광범위하다. 개인 차량은 물론 법인 차량, 렌터카, 경차,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소유 형태와 관계없이 일괄 적용된다. 외국인이 렌트한 차량도 원칙적으로 예외가 없다. 택배·배달 목적의 짧은 정차, 자녀 학원 승하차 같은 단시간 이용도 허용되지 않는다.
예외 있지만 절차 복잡…현장 혼선 불가피
장애인 차량, 전기·수소차는 외형으로 식별이 가능해 별도 서류 없이 출입이 허용된다. 반면 국가유공자, 임산부, 미취학 아동 동승 차량, 긴급·의료 차량, 생계형 차량은 해당 주차장 운영 공공기관에 제외 신청서를 제출하고 비표를 발급받아야 한다.
문제는 주차장마다 적용 여부가 다르다는 점이다. 전통시장·관광지 인근 주차장, 환승주차장, 교통량이 적은 지역은 공공기관 판단에 따라 제외될 수 있다. 정부는 인터넷 지도 서비스를 통한 통합 안내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지만, 시행 첫날 현재 아직 구현 전이어서 이용자들의 혼선이 예상된다.
과태료 없지만 물리적 차단…공공기관은 징계까지
민간 차량이 5부제를 위반해도 별도 과태료는 부과되지 않는다. 다만 주차장 입구에서 물리적으로 진입이 차단된다. 반면 공공기관 차량에 적용되는 운행 2부제(홀짝제)는 훨씬 엄격하다. 2회 위반 시 기관장 보고 및 주차 제한, 3회 이상 위반 시 징계 처분이 권고된다.
정기권 이용자도 주의가 필요하다. 시행 이전에 발급받은 정기권은 유효기간 동안 기존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시행 이후 신규 발급이나 갱신 시에는 5부제가 전제로 적용된다. 또한 5부제는 주차장 운영시간에만 적용되므로 운영시간 외 이용은 자유롭다.
박덕열 수소열산업정책관은 “다소 불편이 있더라도 국민들이 에너지 절약에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영주차장 이용 차량이 약 20%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지만, 민간주차장으로의 대체 유입이 커질 경우 실제 교통량 감소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너지 절감 규모에 대한 구체적 수치는 아직 정부로부터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