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도 감쪽같이 속았다”… 원가 6천원짜리를 17만원에 팔려던 일당의 ‘기막힌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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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폴로 적발
범행에 사용한 폴로 의류 견본/출처-인천본부세관, 연합뉴스

해외에서 제조한 위조 의류 5만장을 국내로 들여와 110억원 상당의 짝퉁을 유통하려던 일당이 세관 당국에 적발됐다. 이번 사건은 단순 밀수입이 아닌 ‘2단계 위조’ 방식으로, 통관 단속을 교묘하게 피하려 한 지능형 범죄로 주목받고 있다.

인천본부세관은 4일 상표법 위반 혐의로 유통업자 A씨(64)와 수입업자 B씨(58)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4년 말부터 2025년 중순까지 약 6개월간 중국과 베트남에서 유명 패션 브랜드 ‘폴로’를 모방한 위조 의류를 제조해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위조품 밀수와 다른 교묘한 수법 때문이다. 일당은 완성된 짝퉁을 수입하지 않고, 상표가 부착되지 않은 폴로 디자인 의류만 먼저 들여왔다. 세관 검색을 통과한 후 국내 창고에서 자수 기계로 로고를 새기고 가짜 라벨을 붙여 위조품을 완성하는 방식이었다.

통관 우회한 ‘분업형 위조’ 시스템

범행에 사용된 폴로 자수 기계/출처-인천본부세관, 연합뉴스

조사 결과 범행은 치밀한 분업 구조로 이뤄졌다. 주범 A씨는 폴로 정품 견본을 B씨에게 보여주며 같은 디자인을 상표 없이 제작하도록 지시했다. B씨는 중국과 베트남 제조업체에 발주해 의류를 장당 6천원에 수입한 뒤, 경기도 포천과 남양주 일대 창고로 운송했다.

이후 가공업자들이 자수 기계로 폴로 로고를 새기고 가짜 라벨을 부착해 완제품을 만들었다. 이 같은 수법은 수입 통관 단계에서 상표법 위반을 적발하기 어렵게 만드는 동시에, 각 단계별로 책임을 분산시켜 법적 처벌을 회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7배 폭리, 소비자는 피해자

이번 사건의 경제적 규모는 상당하다. 일당이 수입한 의류 원가는 장당 6천원이지만, 폴로 정품 가격은 장당 17만원에 달한다. 약 27배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려 한 것이다. 압수된 5만장 전체를 정품 가격으로 환산하면 시가 110억원 규모다.

세관 당국은 일당이 일부 짝퉁 의류를 이미 지방 할인매장 등을 통해 유통한 것으로 파악하고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정품으로 속아 구매한 소비자들은 품질 불량은 물론 상표권 침해 상품을 소지한 셈이 돼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비공식 유통망, 소비자 주의 필요

세관당국이 압수한 위조 폴로 의류/출처-관세청

인천세관 관계자는 “공식 쇼핑몰이나 정식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곳에서 싼값에 판매 중인 제품은 위조 상품일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도 위조 상품의 제조·유통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이 위조품 제조 수법의 지능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통관 단계에서 적발을 피하기 위해 반제품 형태로 수입한 후 국내에서 완성하는 방식은 단속의 사각지대를 노린 것이다.

폴로 상표권자는 이번 단속 성과를 높이 평가해 인천세관에 감사패를 수여하기로 했다. 세관 당국은 관련 첩보 입수 후 창고 급습을 통해 유통 전 5만장 전량을 압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사건은 위조품 단속이 수입 단계뿐 아니라 국내 제조·유통 과정까지 포괄해야 함을 보여준다. 소비자들도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의 명품은 의심하고, 공식 유통망을 이용하는 신중함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관 당국은 향후 비공식 유통망에 대한 추적 수사를 강화해 짝퉁 근절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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