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내내 이어진 태풍의 연속적인 습격은 일본 열도를 긴장 상태로 몰아넣고 있는 가운데, 일본으로 가는 항공권 가격이 급격히 하락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누적 여행객 수는 2107만 명에 달했다. 이 중 한국인은 520만 명으로, 국가별 방문객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러한 인기로 인해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도쿄행 왕복 항공권은 30만~40만 원대를 웃돌았다.
하지만 최근 도쿄행 왕복 항공권이 10만 원대 후반으로 떨어졌고, 50만 원을 넘었던 삿포로행 왕복 항공권도 20만 원대 중반에서 30만 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단 소식이 전해졌다.
27일 기준, 항공권 검색 사이트 스카이스캐너에서 주말을 포함한 2박 3일 일정의 ‘인천~도쿄’ 왕복 항공권을 검색한 결과, 최저가가 18만 8400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삿포로 왕복 항공권은 최저 25만 1600원이었다.
이러한 가격 하락은 최근 일본을 강타한 연이은 태풍과 대지진 공포, 그리고 엔저(엔화 약세) 흐름이 멈추면서 여행 수요가 위축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 12일에는 태풍 5호 ‘마리아’, 16일에는 7호 ‘암필’이 일본을 휩쓸고 간 데 이어, 이제 10호 태풍 ‘산산’이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었다.
‘산산’은 27일부터 규슈 최남단 가고시마현에 접근해 서일본을 향해 이동할 예정이며, 오사카, 도쿄, 나고야 등 주요 도시들이 영향권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대 400㎜에 달하는 폭우가 예고되어 있어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이로 인해 철도회사와 주요 관광지들은 운영 변경에 대한 안내를 잇따라 공지하고 있다. 일본 철도회사(JR)는 태풍 ‘산산’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노선에 대해 승차권 변경 및 환불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오사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은 태풍 10호의 접근으로 27일부터 29일까지 운영 시간을 예고 없이 변경할 수 있다는 공지를 게시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계절에 관계없이 항상 인기 있는 해외여행지였지만, 최근 잇따른 자연재해로 인해 여행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취소 건수가 증가하고, 앞으로 발생할 지진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신규 예약도 크게 줄어들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