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 발생자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생존율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치료비와 입원 기간을 절반 가까이 줄인다는 실증 데이터가 나와 주목된다.
삼성화재는 3월 21일 암 예방의 날을 앞두고, 2015년부터 10년 이상 축적한 건강정보 통합플랫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10만 명당 576명… 고령화가 암 발생 키운다
삼성화재 건강DB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암 발생자 수는 2020년 424.5명에서 2025년 576.7명으로 5년 새 35.8% 급증했다. 공식 국가암등록통계(2023년 기준)에서도 10만 명당 564.3명이 확인돼 증가 추세는 뚜렷하다.
핵심 원인은 고령화다. 2023년 기준 65세 이상 암 환자는 145,452명으로 전체의 절반(50.4%)을 넘어섰다. 삼성화재 분석에서도 2025년 신규 암 환자 중 65세 이상 비중이 29.7%로 나타나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고령 인구가 늘수록 암 발생 건수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립선암, 6위에서 남성암 1위로… 6년 만에 순위 역전
이번 분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립선암의 급부상이다. 남성암 발생 순위에서 2019년 6위였던 전립선암은 2021년 5위, 2023년 3위를 거쳐 2025년 데이터에서는 마침내 남성암 1위로 올라섰다. 6년 만의 순위 역전이다.
전립선암 역시 고령화의 직접적인 산물이다. 나이가 들수록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특성 탓에 평균 수명 연장과 맞물려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전립선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96.9%로 주요 암종 가운데 예후가 비교적 양호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정기 검진만 빠뜨리지 않는다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암이라는 의미다.
대장내시경 한 번이 의료비 328만원 아낀다
이번 분석이 시니어 독자들에게 가장 와닿는 대목은 조기 검진의 경제적 효과다. 대장내시경으로 용종을 미리 절제한 경험이 있는 환자는 대장암 진단 후 평균 의료비가 593만원에 그쳤다. 용종 치료 이력이 없는 환자(921만원)보다 약 328만원(35%) 적은 수준이다.
입원 기간 차이는 더욱 극명하다. 용종 절제 경험자의 평균 병원 내원일수는 26일로, 이력이 없는 환자(52일)의 절반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실에서 대장암 검진 수검률은 50세 이상 대상임에도 40% 수준에 머물러 6대 암 검진 중 가장 낮다. ‘검진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실천으로 연결되지 않는 간극이 크다.
정부도 이 문제를 직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2월 제5차 암관리종합계획(2026~2030)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6대 암 조기진단율 6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역암센터를 권역암센터로 격상하고 수도권 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 중이다.
암 생존율 85%… 이제는 ‘치료 이후’가 관건
생존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삼성화재 데이터에서 암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한 고객 비중은 2015년 84.8%에서 2021년 85.4%로 상승했다. 국가 통계에서도 6대 암 5년 상대생존율이 약 20년 전보다 19.2%p 높아졌다.
생존율이 높아질수록 새로운 과제가 부각된다. 암 진단 이후의 지속적인 건강관리, 심리 상담, 재활 프로그램 등 ‘암 생존자 관리’가 의료계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화재도 “암 진단 이후 지속적인 건강관리와 암 생존자 지원 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령화 시대, 암은 피하기 어려운 현실이 됐다. 그러나 데이터는 분명한 해법을 제시한다. 정기 검진 한 번이 수백만 원의 의료비와 수십 일의 입원 기간을 줄인다. 조기 발견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암 치료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