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뒷걸음질 치는데 “제2의 한강의 기적?”…저력 뭐길래

베트남 GDP 성장률 7.09% 기록, 정부 목표치 뛰어넘어
수출 주도 성장에 외국인 투자 러시까지
8% 성장 목표 제시, 제2의 아시아 경제 강국 꿈꿔

지난해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서도 베트남이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중국 경제가 부동산 위기와 고령화 등으로 주춤하는 사이, 베트남은 7%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아시아의 새로운 경제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분기마다 상승하는 성장곡선

지난 7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AFP 통신과 관영 베트남뉴스통신(VNA)에 따르면 베트남 통계청은 2024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0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베트남 정부가 설정한 목표치 6.5%와 시장 예상치 6.7%를 모두 상회하는 수치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5.98%에서 시작해 4분기 7.55%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2023년 5.05%였던 성장률이 2%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베트남 경제의 강력한 회복세를 보여준다. 특히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수출 호조에 힘입은 무역 흑자

이러한 성장의 중심에는 전자제품과 스마트폰, 의류, 농산물 등 주력 수출품의 14.3% 성장이 있었다.

베트남은 지난해 2,477억 달러의 무역 흑자를 달성했으며, 이는 베트남 경제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베트남이 새로운 생산기지로 부상하면서 수출 증가세는 더욱 가속화됐다. 특히 전자제품 분야에서 베트남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됐다는 평가다.

새로운 성장 동력, 외국인 직접투자

베트남의 성장 동력은 다양하다. 젊은 인구 구조와 높은 교육열,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 정책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 움직임 속에서 새로운 생산기지로 부상하며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크게 늘어났다.

베트남 정부는 투자 규제 완화와 인프라 개발을 통해 외국인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교통, 통신,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공공 투자는 경제의 전반적인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도전과 기회 사이

팜 민 찐 총리는 2025년 8% 성장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응우옌 티 흐엉 통계청장은 이를 “엄청난 도전”이라고 평가하며,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재정정책의 유연한 관리와 환율·금리 안정화, 물가 억제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오는 20일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2기 미국 행정부에 따른 통상정책 변화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통계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 그의 메시지는 훨씬 더 명확해질 것”이라며 “그의 임기 동안 변화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성장의 그림자

베트남의 급속한 경제 성장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존재한다. 2022년 기준 184%에 달하는 높은 대외의존도는 글로벌 경제 변동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이나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또한 저비용 제조업과 임가공 무역 중심의 산업구조를 첨단산업으로 전환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구조 개혁이 지연될 경우 장기적인 성장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밝은 미래에 대한 기대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미국 경제의 회복세에 힘입어 베트남의 수출 주도 제조업과 무역이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경제 성장은 국민 생활 수준 향상으로도 이어져, 지난해 베트남 노동자의 월평균 소득은 770만 동(한화 약 44만 2천 원)으로 8.6% 증가했다.

베트남의 이러한 성장세는 과거 한국의 경제 발전 과정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출 주도형 경제 성장, 적극적인 외자 유치, 교육열 등 많은 공통점이 발견된다. 베트남이 과연 한강의 기적을 재현할 수 있을지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