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으로 대학을 졸업할 때는 꿈도 꾸지 못했던 위치에 있다”, “47살이 되어야 이룰 것이라 생각했던 순자산을 37살에 달성했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27∼44세)가 이전 세대보다 더욱 부유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한국과는 달리 미국 M세대들이 청장년 시기에 예상보다 더 많은 재산을 축적했음을 보여준다.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자료에 따르면, 미국 밀레니얼 세대 중 1980년대생의 가계 순자산 중간값이 2019년 약 6만 달러(인플레이션 감안·약 8,161만원)에서 2022년에는 두 배 이상 증가해 13만 달러(약 1억 7,683만원)에 이르렀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 중 1996년 이전 출생자를 포함하는 1990년대생의 순자산 중간값도 같은 기간에 4배 이상 늘어나 4만 1천 달러(약 5,577만원)로 급증했다.
1980년대에서 1990년대에 태어난 이들 세대의 자산은 그 이전의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와 엑스세대(1965∼1980년생)가 청장년 시기에 보유했던 자산보다 약 25%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청장년층의 자산 증가는 상당 부분 부동산 가격 상승 덕분으로 분석된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부담을 고려하더라도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자산은 2조5천억 달러(약 3천400조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세대는 직장생활 초반부터 퇴직연금(401K)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했으며, 주식과 뮤추얼펀드의 강세장도 이들의 자산 증가에 큰 기여를 했다.
밀레니얼 세대인 앤디 홈스는 한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하며, “재정적으로 대학을 졸업할 때는 상상조차 못 했던 위치에 있다”며, 47살에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던 순자산 수준을 37살에 이미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에 9만 달러(약 1억 2천만 원)에 구입한 집이 현재 약 30만 달러(약 4억 원)로 상승했으며, 2017년 이후 주식 투자에서도 큰 이익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밀레니얼 세대는 증가한 자산이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다.
부동산이나 주식과 같은 자산은 환금성이 낮고 즉각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지 않기 때문에 마치 ‘상상 속 자산’처럼 느껴질 수 있다.
또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부모의 실직이나 자신들의 대학 졸업 후 구직난을 경험한 기억이 여전히 이들의 불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