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의 그림자가 경제를 덮치다
침체 위험에 커지는 월가 경고
미국 기업들도 위기감 표출

“미국을 다시 부강하게 만들겠다는 이번 조치가 오히려 미국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 세계적 상호관세 부과 발표 이후 미국 내부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호무역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 정책이 결국 미국인들의 주머니를 더 가볍게 만들 수 있다는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마이너스 성장 위험 커진 미국 경제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일(현지시간) 투자자 노트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상호관세로 인해 올해 인플레이션이 1.5%포인트 상승할 수 있으며, 이는 개인소득과 소비지출을 억누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 효과만으로도 미국 경제는 위험할 정도로 침체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페롤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의 평균 실효세율이 23%를 넘는 수준으로, 이는 보호무역주의가 지배하던 1차 세계대전 발발 이전 시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고율 관세가 미국 경제에 미칠 충격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조너선 핑글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상호관세 여파로 미국 경제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기술적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핑글은 “상호관세 발표 이전에도 이미 경기 확장세는 둔화되고 있었고, 재정지원은 약해지고 있었으며, 소비 강도도 축소되고 있었다”고 설명하며 관세 정책이 이미 약해진 경제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즈니스 리더들의 반발

이러한 경제 전문가들의 우려와 함께, 미국 산업계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주요 경영인들로 구성된 기업인원탁회의의 조슈아 볼튼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10~50% 범위의 보편 관세는 미국 제조업체, 근로자, 가정, 수출업자에게 큰 피해를 줄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세가 지속될수록 미국 경제 피해가 커질 것이며, 상대국의 보복 조치로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제이 티먼스 미국제조업협회(NAM) CEO도 “신규 관세로 인한 높은 비용은 투자, 일자리, 공급망을 위협하고, 결과적으로 다른 나라를 압도할 수 있는 미국의 능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우려가 아닌 실제 산업계의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NAM이 지난달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제조업체의 76.2%가 무역 불확실성을, 62.3%가 원자재 비용 상승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주류업계와 와인무역연합은 관세가 가져올 구체적인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이미 EU는 지난달 미국산 위스키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하기로 결정했고, 캐나다도 모든 미국산 증류주에 25%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미국 주류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이번 관세가 아시아 국가에 특히 직격탄을 가하면서 아시아정책연구소(ASPI)의 웬디 커틀러 부회장은 “무역 파트너들에게 충격이 가면서 미국 경제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단순히 다른 국가들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이 얽혀있는 현대 경제에서 결국 미국 경제에도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온다. 철강회사를 대표하는 미국제조업연합의 스콘 폴 회장은 이번 관세를 “수십 년 동안 쇠퇴한 미국 공장을 되살릴 방법”이라며 환영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처럼 산업별로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미국 내부에서도 관세 정책을 둘러싼 의견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의도한 대로 미국 경제를 부흥시킬지, 아니면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경기침체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다만 현재로서는 월가의 경고음과 산업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만 더욱 깊어지고 있다.
선택에따른 댓가지불중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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