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가게에 빵이 없다고요?”… 비상 상황에 외식업계도 ‘발칵’

햄버거에 빵이 사라졌다
프랜차이즈 매장 줄줄이 멈췄다
‘크보빵’ 중단 여파, 식품업계 충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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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의 빵 공급난 / 출처 : 연합뉴스

“버거를 팔고 싶은데, 빵이 없네요.”

햄버거 매장에서 직원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난 5월 19일,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고 이후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국내 식품업계가 심각한 빵 공급난에 빠졌다.

피해는 프랜차이즈 버거 매장부터 스테이크 전문점, 편의점까지 전방위로 확산 중이다.

“빵이 없다” 매장들, 영업 중단과 메뉴 삭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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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의 빵 공급난 / 출처 : 연합뉴스

SPC삼립 시화공장은 회사 전체 빵 생산량의 약 30%를 담당한다. 하지만 이 공장에서의 끔찍한 사고로 인해 라인 전체가 멈췄고, 이는 공급난으로 직결됐다.

대표적인 버거 프랜차이즈인 롯데리아는 일부 매장에서 ‘리아 불고기’, ‘리아 새우’ 같은 인기 메뉴가 일시 품절되는 사태를 겪었다.

노브랜드버거를 운영하는 신세계푸드는 사태의 여파로 직영점 5곳의 문을 닫아야 했다. 공급량이 줄어들자 가맹점에 우선 공급하면서 직영 매장부터 영업을 접은 것이다.

버거킹도 사정은 비슷했다. 신제품 출시를 예고했지만, 번 수급 불안으로 계획을 미뤘다. 맘스터치도 일부 매장에서 배달 주문을 잠정 중단하는 등 공급망 변동에 대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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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의 빵 공급난 / 출처 : 연합뉴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주력 메뉴인 ‘부시맨 브레드’ 대신 감자튀김 등 사이드 메뉴를 제공하며 버티고 있다.

‘크보빵’까지 멈췄다…편의점도 대체품 안내

문제는 햄버거 번만이 아니었다. SPC삼립이 KBO와 협업해 출시한 인기 상품 ‘크보빵’도 생산이 중단됐다.

‘띠부씰’이라는 탈부착 스티커 수집 열풍에 힘입어 출시 한 달 만에 1천만 봉 판매를 기록했던 크보빵은 사고 이후 불매운동 여론에 직면했다. 야구팬들이 “화려한 콜라보 뒤의 비극을 외면할 수 없다”고 외친 결과다.

이에 따라 편의점 업계도 공급망 수정에 들어갔다. 세븐일레븐은 자체 브랜드나 롯데웰푸드 제품 등으로 대체 운영하고 있으며, GS25는 중소 제조사와의 협력 강화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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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의 빵 공급난 / 출처 : 연합뉴스

식품업체들의 대응도 빨라졌다. 롯데GRS는 SPC삼립 외에 롯데웰푸드, 중소기업 등 복수의 빵 공급처를 운용 중이며, 신세계푸드 역시 자체 생산 검토에 들어갔다.

아웃백도 “다른 빵 공급선을 찾고 있다”며 공급 안정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공장 재가동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SPC삼립 측은 “신뢰 회복과 안전 강화가 먼저”라며, 재개 일정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삼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로 인한 단기적 피해뿐 아니라, 반복되는 안전 이슈가 소비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신뢰를 잃게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업계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공급망 전체의 균열을 보여주는 경고”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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