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것도 사치 “돈 쓰는 게 무서워요”… ‘3개월 연속’ 빨간불 켜졌다

긴 연휴였지만 소비는 없었다
카드 결제도 외식도 모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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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 침체 / 출처 : 뉴스1

“길긴 했지만, 손님은 없었죠.”

지난 황금연휴, 기대했던 내수 진작은 오지 않았다. 연휴를 노린 각종 할인과 정책에도 불구하고 쇼핑몰은 한산했고, 음식점은 텅 비어 있었다.

카드 사용액이 두 자릿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며, 한국 소비자들의 지갑이 완전히 닫힌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소비 위축이 단발성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경기 침체와 심리적 불안이 누적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소비, ‘쉬는 날’에도 움츠러들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나우캐스트’ 자료에 따르면 5월 첫째 주(3~9일) 카드 승인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직전 주보다 18.4%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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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 침체 / 출처 : 뉴스1

이 기간은 어린이날과 대체공휴일 등으로 휴일이 연속됐던 시기로, 예년 같았으면 소비가 급증할 시점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오히려 사람들은 씀씀이를 더 줄였다.

온라인 지출 역시 같은 기간 전주 대비 18.9% 감소했고, 가맹점 카드 매출액도 전년 대비 1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쇼핑과 외식 모두에서 소비자들은 ‘지출 자제’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서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온라인 유통은 15.8% 늘며 선방했지만, 오프라인은 1.9% 감소했다.

특히 대형마트(-3.1%)와 백화점(-2.9%), 편의점(-0.6%)이 모두 3개월 연속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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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 침체 / 출처 : 뉴스1

편의점 수는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전년 대비 줄어든 4만 8,480개로 조사됐다.

소상공인 매출·대출 모두 ‘위기 신호’

소비가 줄자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은 건 자영업자들이었다. 한국신용데이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상공인 평균 매출은 전 분기보다 12.9%, 전년보다 0.7% 감소했다.

특히 술집과 숙박업종은 10% 이상 하락했다. 외식업 전반의 매출도 줄었고, 숙박·여행 서비스업은 무려 11.8% 하락했다.

경기 악화에 따른 소비 위축은 곧바로 대출 부담으로 이어졌다.

1분기 기준 대출이 있는 개인사업장 중 13.8%는 이미 폐업한 상태이며, 이들의 평균 연체액은 640만 원, 대출 잔액은 6,243만 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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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 침체 / 출처 : 뉴스1

전체 개인사업자의 대출 연체 규모도 1년 만에 4조 원가량 늘어난 13조 2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에서 연체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할인도, 쿠폰도, 연휴도 결국 체감 경기의 벽을 넘지 못했다. 소비심리 회복 없이는 그 어떤 정책도 반짝 효과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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