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지원금으로 고객 유치 경쟁
SKT, 두 달간 52만 명 가입자 이탈 충격
단통법 폐지로 경쟁 더욱 치열해질 전망

“선예약만 하세요. 영업 재개되면 바로 개통해 드립니다.” 한 SK텔레콤 판매점에서 들려오는 말이다.
유심 정보 해킹 사고로 두 달간 신규 영업이 중단된 SK텔레콤이 영업 재개를 앞두고 고객 되찾기에 나서면서 통신 3사 간 치열한 보조금 경쟁이 시작됐다.
파격적인 지원금으로 고객 유치 경쟁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신규 영업이 정지되지 않은 판매점을 중심으로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대한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대폭 늘렸다.

유심과 이심(eSIM) 개통 모두 3만 3천 원대 요금제를 24개월 이용 시 장려금은 88만 원 수준에 달한다. 통신업계는 저렴한 요금제에 이 정도 수준의 장려금을 지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이에 맞서 KT와 LG유플러스도 고객 유치 경쟁에 가세했다. LG유플러스는 번호이동 고객에게 지원금을 15만 5천 원 상향해 갤럭시 S25 구매 시 약 85만 5천 원의 지원금을 제공 중이다.
출고가 31만 9천 원인 갤럭시 A16에도 40만 원의 리베이트가 책정됐다. KT 역시 번호이동 고객에게 기기 변경 고객보다 2배 이상 높은 보조금을 지급하며 경쟁에 동참했다.
두 달간 50만 명 이상 잃은 SK텔레콤

이러한 경쟁 격화의 배경에는 SK텔레콤의 대규모 가입자 이탈이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SK텔레콤은 4월과 5월 두 달간 약 51만 9860명의 가입자가 이탈했다.
지난 4월 22일 유심 정보 해킹 사실 발표 이후 가입자가 급감하면서 5월 한 달에만 40만 5530명이 SK텔레콤을 떠났다. 이로 인해 SK텔레콤이 10년 넘게 유지해 온 시장 점유율 40%가 위기에 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SK텔레콤의 점유율은 40.4%였으나, 최근 가입자 감소분을 반영하면 39%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최근에는 이탈 고객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KTOA 집계에 따르면 지난 14일과 16일에는 1만 4천~1만 5천명대였으나, 17일 6천713명, 18일 6천469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단통법 폐지로 보조금 경쟁 더 치열해질 전망
업계는 SK텔레콤이 조만간 영업을 전면 재개할 것으로 전망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유심 교체 예약자들을 대부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가 예약자들의 유심 교체가 완료되면 영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한 만큼, 영업 전면 재개도 임박했다는 분석이다.
영업이 재개되면 보조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통신사의 단말기 보조금을 제한했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다음 달 22일 폐지되는 점도 경쟁 격화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다음 달 삼성전자의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도 예정되어 있어 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가입자 쟁탈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KT, LG유플러스와 잃은 가입자를 되찾으려는 SK텔레콤 간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