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쌓이고 있다. 오는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도 물량이 시장에 집중되면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3월 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4510건으로, 올해 1월 1일(5만7001건) 대비 1만7509건(30.7%) 증가했다.
강남구 매물, 3년 만에 최대…1만 건 목전
매물 증가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한강벨트 일대에서 두드러진다. 강남구 매물은 9720건으로 연초 대비 48% 늘었다. 2023년 3월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서초구도 8636건으로 36.5% 증가했고, 송파구는 5602건으로 67.2%나 뛰었다. 매물 증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성동구(78%)였으며, 광진구(57.7%), 강동구(55.9%), 동작구(55.4%)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구로구(5.2%), 금천구(4.5%), 강북구(2.9%) 등 외곽 지역은 증가세가 미미했다.
신고가 대비 수억 원 낮은 거래…실거래가도 흔들려
매물 증가는 실거래가 하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 전용 84㎡는 지난 2월 26일 54억 원에 거래됐다. 최고가(67억8000만 원)보다 13억8000만 원 낮은 수준이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전용 161㎡도 2월 최고가 대비 6억 원 낮은 62억 원에 손바뀜됐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1월 신고가(31억4000만 원)를 기록한 뒤 약 한 달 만인 2월 12일 23억8200만 원에 거래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최근 5주 연속 둔화했고, 강남3구는 2주째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5월 유예 종료 후 ‘이중 위기’ 가능성
정부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할 예정이다. 유예가 끝나면 최고 82.5%에 달하는 중과세율이 되살아난다. 업계는 잔금 일정을 고려할 때 4월 초까지 매물이 집중될 것으로 본다.
문제는 유예 종료 이후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5월 10일 이후에는 매매 물량마저 잠기면서 임대차와 매매 모두 물량이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현재 전세 매물은 1월 말 대비 14.7%, 월세 매물은 14.3% 감소하는 추세인 데다, 올해 서울 신축 입주 물량도 작년(4만6710가구)의 58.1% 수준인 2만7158가구에 그쳐 공급 부족 우려가 함께 커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매도를 서두르는 집주인은 호가를 더 낮출 수 있어 단기적으로 가격 조정 압력이 커질 것”이라면서도, “5월 이후에는 매매·임대차 시장 모두 공급이 빠르게 줄어드는 이중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