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발표되자마자 논란이 들끓고 있다. 서울의 공시가격이 18.67% 급등하며 5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실거래가는 사실상 정체 상태여서 산정 모델의 타당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국토교통부는 2026년 1월 1일 기준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평균 9.16% 올랐다고 밝혔다. 서울은 전국 평균의 두 배를 웃도는 18.67% 상승했으며, 강남 3구와 한강 인접 자치구는 20%를 넘어섰다.
이로 인해 약 17만 채가 새롭게 종합부동산세 부담권에 진입할 것으로 추산된다. 공시가격 상승폭보다 보유세 증가폭이 훨씬 큰 사례도 속출했다. 강남 지역 일부 단지는 공시가격이 약 26% 오른 데 반해 보유세는 약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화곡동 실거래 10억 그대로인데, 공시가만 껑충”
공시가격 논쟁의 불씨는 국회에서 피어올랐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울 화곡동 한 단지를 예시로 들며 “2024년 7월 이후 실거래가격은 10억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공시가격만 5억7,000만 원에서 6억3,000만 원으로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실거래가가 변동이 없는데 공시가격이 오르는 건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언급하며 논란의 일부 타당성을 인정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시세가 8.71%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 1월 이후 실거래가는 약세로 돌아서면서 공시가격 결정 시점과 현재 시장 간의 간극이 더욱 두드러졌다.
7단계 검증 거쳤다지만…호가 반영 구조가 변수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은 절차적 정당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공시가격 산정은 부동산원 현장조사를 시작으로 지사·시도·전국가격검토위원회·외부점검단·의견수렴·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까지 총 7단계를 거친다.
1차 기준은 실거래 자료지만, KB시세·부동산114·네이버부동산 등 호가 데이터도 교차 검증에 활용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거래가 부족한 단지는 연식·면적 등 가격 형성 요인이 유사한 인근 단지 실거래를 2순위 자료로 삼아 통계 공백을 메운다”고 설명했다. 바로 이 호가 반영 구조가 실거래와의 괴리를 키웠다는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 개입 의혹엔 “눈치 볼 수 없다”…보완책 마련 예고
세수 확보나 보유세 인상 정책 기조가 공시가격 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이헌욱 한국부동산원장은 “다수의 교수가 비판적 시각으로 검토하는 만큼 통계를 두고 눈치를 볼 수 없다”며 정치 개입 가능성을 부인했다.
국토부와 부동산원은 “호가 활용 기준과 지역별 균형성 제고 방안을 추가로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실화율을 69%로 동결한 상황에서 시세 상승분이 그대로 공시가격에 전가된 구조”라며 “실거래 침체기에 공시가격만 오르면 납세자의 조세 저항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