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5주 연속 둔화하며 정부의 양도세 정책이 시장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5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초고가 주택 소유자들의 급매 물량이 증가하면서, 그간 가파르게 오르던 집값이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상승률은 0.18%로 집계돼 전주(0.26%) 대비 0.08%포인트(p)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도 0.10%를 기록해 전주(0.25%) 대비 0.15%p 조정됐다. 수도권 역시 0.13%로 상승 폭이 축소됐다.
정부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발표한 이후 집주인들의 호가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초고가 주택일수록 중과 여부에 따른 세후 수익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들 물건을 중심으로 급매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강남권 하락 전환…지역별 양극화 심화
주목할 점은 그간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가 하락세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강남구는 -0.07%, 송파구 -0.09%, 용산구 -0.05%를 기록했으며, 서초구도 소폭 하락했다. 동작구는 0.01% 상승에 그치며 조만간 하락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경기도는 0.10% 상승하며 수도권 내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특히 용인 수지구는 0.44%의 높은 상승률을 보인 반면, 평택(-0.08%)과 과천(-0.05%)은 하락했다. 전국적으로는 광주(-0.21%), 전남(-0.13%), 세종(-0.10%) 등이 하락했고, 울산(0.10%), 부산(0.09%), 전북(0.07%)은 상승했다.
양도세 유예 종료가 부른 ‘급매 러시’
이번 상승률 둔화의 직접적 원인은 정부의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이다. 오는 5월 유예 기간이 끝나면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소유자들은 양도세 중과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이에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한 선제적 매물 출회가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러한 급매 물량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초고가 주택의 경우 중과 여부에 따라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세후 수익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소유자들의 매도 압박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전문가 “하락 전환 신호…추가 둔화 전망”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둔화세가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 있다고 분석한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초고가 주택일수록 중과 여부에 따른 세후 수익 차이가 크다”며 “집을 급매로 내놓은 집주인 증가가 아파트값 상승 폭 둔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전셋값도 강보합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02%에 그쳤으며, 서울은 0.01% 올라 사실상 보합세를 나타냈다. 제주(0.15%), 경기(0.04%), 인천(0.03%)은 상승한 반면, 세종(-0.16%), 울산(-0.03%)은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5월 양도세 유예 종료 시점까지 급매 물량이 지속적으로 출회되면서 가격 조정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강남권 초고가 주택 시장의 향방이 전체 부동산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