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3일 만에 연속으로 끌어올렸다. 삼성증권은 30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23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130만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27일 각각 20만원과 95만원으로 상향한 지 불과 사흘 만이다. 현재 주가(29일 종가 기준)인 16만700원과 86만1000원 대비 각각 43%와 51%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목표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배경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호조가 자리한다. 삼성전자는 2025년 4분기 영업이익 20조737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SK하이닉스는 연간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19조2000억원은 증권가 추정치를 11% 상회하는 수준이다.
증권가는 2026년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내다본다. 삼성증권이 제시한 양사의 2026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삼성전자 161조원, SK하이닉스 135조원으로 합계 296조원에 달한다.
AI 수요에 공급 부족…”출하량 증가 없이도 이익 개선”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수익성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을 지목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2026년 한 해에만 1000억 달러(약 144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계획하면서 고성능 메모리칩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삼성증권 이종욱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경우 전 제품군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고, 사실상 출하량 성장 없이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가격 인상만으로도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2026년 예상 영업이익률은 60.7%로, 소프트웨어 기업 수준의 수익성을 보인다.
HBM 경쟁력 회복…”할인 요소 해소”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낙관론이 우세하다. 이 연구원은 “그간 삼성전자의 할인 요소였던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부진과 D램 이익률 격차가 해소되고 있다”며 “메모리 모멘텀 클라이맥스는 아직 오지 않았고, 이익은 아직 오롯이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HBM4 수율을 50% 수준까지 끌어올렸으며, 엔비디아에 최신 HBM3E 공급을 시작했다. 또한 월 웨이퍼 투입량 기준 약 50만5000장의 D램을 생산하며 SK하이닉스(39만5000장), 마이크론(29만5000장)을 압도하는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공급 부족 국면에서 가격 결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2026년 더 의미 있게 확장”
SK하이닉스는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14조3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패키지를 공개했다. 이 연구원은 “2024년 가이드라인에서 잉여현금흐름(FCF)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2026년 말 주주환원 재원은 29조원에 이른다”며 “주주환원이 2026년 더 의미 있게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실적 호조가 2026년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어, 사이클 반전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2026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6%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과거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8년을 뛰어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