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업이익이 단 3개월 만에 두 배 넘게 불어났다. 삼성전자가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천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직전 분기인 2025년 4분기 영업이익 20조737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한 분기 만에 174.2% 급증한 수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7일,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메모리 매출 504억달러(약 75조5천억원)로 글로벌 1위를 유지했다고 발표했다. D램 370억달러(55조4천억원), 낸드플래시 134억달러(20조1천억원)로 두 제품군 모두 역대 최고 매출을 동시에 경신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을 단순한 반도체 업황 회복이 아닌, AI 수요·공급 제약·기술 선도라는 세 가지 요소가 맞물린 구조적 변화의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AI 수요가 끌어올린 메모리 가격
생성형 AI 서비스 확산 이후 OpenAI, Google, Microsoft 등 대형 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GPU 클러스터 구축을 경쟁적으로 늘리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범용 D램 수요가 동반 급등했다. 카운터포인트는 “전방위로 메모리 수요가 거세 범용 D램에서 높은 가격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고, 이는 공급 물량 확대가 가시화하는 2027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2022~2023년 D램 가격이 최대 60% 폭락하며 혹독한 침체기를 겪었던 메모리 산업은 이제 정반대 국면에 진입한 모양새다. 카운터포인트는 2분기 메모리 가격이 모바일용은 80% 이상, PC용은 50% 이상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HBM4 세계 최초 양산…’원스톱 솔루션’의 힘
삼성전자는 이번 분기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하며 기술 주도권을 공고히 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HBM3 우위를 앞세워왔던 시장 구도에 균열이 생기는 지점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로직·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모두 갖춘 세계 유일의 원스톱 반도체 솔루션 기업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는다는 평가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6년 1분기 추정 영업이익률은 약 43%로 역사적 고점 수준에 달한다.
2026년 연간 실적도 ‘역대급’ 전망…리스크는 없나
카운터포인트는 “삼성의 실적은 2분기 더 높아지고, 2026년 연간 실적 또한 역대급으로 예상된다”며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2분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데다 공급 물량도 확대되고 있어 매출과 수익성이 동반 개선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문가들은 구조적 리스크를 경계한다. 카운터포인트는 “메모리 산업이 대량 생산 중심에서 고객 밀착형 비즈니스 모델로 바뀌고 있다”며 “초격차 유지를 위한 핵심 인재 이탈 방지와 차세대 기술 투자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BM5 등 후속 세대 개발 비용 급증, 중국 메모리 업체의 추격, 2027년 신규 공급 물량 확대에 따른 가격 조정 가능성 등이 잠재 변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