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 인수 후 8년 만… “대형 딜 성사됐다” 5000억 투자한 삼성의 ‘승부수’

명품 오디오도 품었다, ‘하만의 승부수’
삼성전자, 8년 만의 대형 인수
글로벌 오디오 시장 1위 노린다

“한동안 잠잠하더니, 제대로 큰 걸 품었다”

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움직였다. 무려 5천억 원을 들여, 글로벌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한 손에 넣었다.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8년 만의 대규모 M&A다.

삼성전자는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을 통해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 부문을 3억 5천만 달러(한화 약 5천억 원)에 인수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하만은 바워스앤윌킨스(B&W), 데논, 마란츠 등 명품 오디오 브랜드를 새롭게 품게 됐다.

명품 오디오의 수장, 하만의 행보에 ‘시선 집중’

이번 인수 대상 중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는 B&W다. 1966년 영국에서 시작한 이 브랜드는 고급 소재와 독창적인 디자인, 탁월한 사운드로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 B&W의 대표작 ‘노틸러스’는 개당 가격이 1억 5천만 원을 넘는다.

하만은 기존에도 JBL, 하만카돈, AKG 등 다양한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인수로 라인업이 더욱 풍성해졌고, 특히 카오디오 분야에서는 뱅앤올룹슨, B&W 등으로 차량 브랜드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하만의 몸집은 계속 커지고 있다. 2017년 삼성전자에 인수될 당시 연간 영업이익은 600억 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조 3천억 원을 기록했다.

2025년에는 소비자 오디오 시장 규모가 608억 달러, 2029년에는 700억 달러까지 커질 전망 속에 하만의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역시 하만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고 있다. 오디오 기기 자체의 수익성은 물론, 스마트폰·TV·가전제품 등 자사 전자제품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M&A 다시 뛰는 삼성… 다음은 어디?

이번 인수는 단순한 ‘오디오 사업 확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삼성전자가 장기간 멈춰 있던 대형 M&A 재개에 나섰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은 최근 몇 년간 로봇·AI 분야에도 인수·투자를 이어왔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 주주가 된 데 이어, AI 기반 지식 그래프 기술을 보유한 영국 스타트업 OST도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AI, 전장, 로봇 등 다양한 미래 먹거리 산업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중”이라며 “이번 하만 인수를 계기로 대형 M&A 시도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전장 부문에서 하만이 보여주는 실적도 긍정적이다. 삼성전자가 ‘하만 카드’로 다시 한번 미래를 걸고 있는 지금, 앞으로의 상황에 사람들의 시선이 주목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