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해제와 재지정, 집주인들 혼란
강남권 아파트 거래 급증 후 매물 급감
송파구 58주 만에 하락 전환 충격

고가 아파트를 보유한 서울 강남권 집주인들이 불과 몇 주 사이에 대혼란에 빠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들썩이던 부동산 시장이 불과 한 달 만에 극단적 변화를 겪으며 매물이 사라지고 거래가 급감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토허제 해제 후 고가 아파트 ‘들썩’
3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허제 해제를 언급한 1월 14일 이후 이달 30일까지 약 두 달 반 동안 서울 아파트 거래의 28.8%가 15억 원 초과 물건이었다.
이는 직전 두 달 반(작년 11월1일∼올해 1월 13일)의 24.3%보다 4.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특히 15억~30억 원 구간 거래 비중이 19%에서 23.5%로 크게 증가했다.
잠실·삼성·대치·청담동 등 실제 토허제가 해제된 지역에서는 15억 원 초과 거래 비중이 29.7%에 달했다.
100억 원 이상 초고가 거래도 3건에서 7건으로 증가한 반면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에서 9억 원 이하 비중은 48.3%에서 38.4%로 10%포인트나 줄었다.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141건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고, 3월 30일까지 누적 거래량도 4,751건으로 2월의 77.4% 수준에 달하며 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재지정 이후 매물 급감과 가격 둔화
그러나 토허제 재지정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7일 기준 강남3구와 용산구 매물은 2만 1886가구로, 토허제 재지정 직전인 20일(2만 4461건)보다 2575건이나 감소했다.
자치구별로는 송파구 매물이 5영업일 전 6808건에서 5601건으로 17.8% 감소해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이어 서초구(-11.2%), 용산구(-7.8%), 강남구(-6.8%) 순이었다. 같은 기간 다른 자치구 매물 감소가 1%대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매우 가파른 감소세다.
특히 송파구 가락동 매물은 1206건에서 649건으로 46.2%나 줄었고, 헬리오시티는 686건에서 219건으로 68.1%나 감소했다.
기존 토허제 지역이었던 ‘잠삼대청’보다 이번에 새로 포함된 지역의 매물 감소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시장 안정화 신호인가, 관망세인가
매물 감소와 함께 집값 상승세도 급격히 둔화됐다. 한국부동산원 3월 24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1% 상승했지만, 전주(0.25%)보다 상승폭이 절반으로 줄었다. 동남권의 상승률은 0.68%에서 0.18%로 급격히 둔화됐다.
특히 송파구는 지난주 0.79%로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으나, 이번 주에는 -0.03%를 기록하며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58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강남구와 서초구도 상승폭이 2배 이상 줄었다.
전문가들은 토허제가 9월 30일까지 6개월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며 관망세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한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구 단위 지정으로 가격 ‘키 맞추기’가 불가능해졌고, 7월부터 DSR 3단계가 시작되어 가격이 약세를 띨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