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계속 떨어지는 이유 있었네… 공공임대 ‘중복 당첨’이 만든 기막힌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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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주택 당첨자 포기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출처-뉴스1

한 해 평균 9만 명에 가까운 공공임대주택 입주 당첨자가 나오지만, 그중 절반 이상이 입주를 포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새로운 공공임대주택 공급만큼이나 기존 주택의 미스매치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SH(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GH(경기주택도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3년간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로 선정된 26만 명 중 14만 명(54.4%)이 입주를 포기했다.

이는 공급 수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주택의 위치·규모·품질이 입주자의 기대와 맞지 않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 한국의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OECD 평균 수준이지만 질적 측면에서 낙후되어 있다는 평가가 이를 뒷받침한다.

SH 73.7%, GH 64.4%… 기관별 편차 심각

정부 공공임대주택(PG)/출처-연합뉴스

공공주택사업자별 입주 포기 비율은 편차가 컸다. SH가 73.7%(선정 3만 5,173명 중 입주 포기 2만 5,923명)로 가장 높았고, GH가 64.4%(선정 1만 156명 중 입주 포기 6,542명), LH가 50.8%(선정 21만 5,972명 중 입주 포기 10만 9,639명)로 뒤를 이었다.

더 심각한 것은 선정된 입주자보다 입주 포기자가 더 많은 주택 유형이 6개나 된다는 점이다. GH 기존주택 매입임대는 입주 포기율이 315.2%에 달했고, SH 재개발임대(매입임대) 159.4%, GH 행복주택(건설임대) 151.6%, SH 희망하우징(건설임대) 125.0%, LH 신혼·신생아Ⅱ(매입임대) 110.1%, SH 장기전세(매입임대) 103.9% 순이었다.

이는 입주자 선정 기준과 실제 수요 사이의 괴리가 주택 유형별로 심각하다는 의미다. 특히 매입임대 중심으로 미스매치가 집중되는 양상이다.

중복 당첨이 주범… 정보시스템은 ‘파편화’

입주 포기가 이처럼 많은 근본 원인은 중복 당첨이다. 현재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는 여러 기관에서 동시에 당첨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첫 번째 당첨만 선택하고 나머지를 포기하는 현상이 반복된다.

공공주택사업자들은 국토교통부가 구축한 ‘임대주택종합시스템(마이홈포털)’을 통해 예비입주자 명부를 통합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최초 선정 입주자의 중복 여부는 추적하지 않고, 건설임대(국민임대·영구·행복주택·통합공공임대) 예비입주자 명단만 관리할 뿐 매입임대는 제외되어 있다.

사업자별로 대기자 정보시스템이 파편화되어 있는 점도 문제다. 이 때문에 중복 당첨과 같은 근본적인 미스매치를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효율적 배분이 시급”… 시스템 일원화 추진

서울 종로구의 한 매입임대주택/출처-연합뉴스

안태준 의원은 “새로운 공공임대를 공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공공임대를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라며 “현재 국토부는 공공주택사업자별로 파편화되어 있는 공공임대주택 대기자 정보시스템을 일원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입주자 미스매치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부담 가능한 저렴 주택 공급의 가장 중요한 대안은 공공임대주택”이라며 소유권이 아닌 거주권 영구 보장 모델로의 확대를 제안했다. 이광수 명지대 겸임교수(광수네 복덕방 대표)는 정부가 민간 분양을 구매해 100% 임대로 운영하는 방식을 통해 장기 임대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정부는 수도권 핵심 부지에 6만 호의 양질 중형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지만, 공급 수량 확대만큼이나 기존 주택의 효율적 배분과 질적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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