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위상 달라졌다더니”… 바다 건너 ‘러브콜’ 밀려드는 ‘국내 기업’

해외 시장서 러브콜 쏟아지는 K방산
천문학적 실적 성장에 미래 전망 밝아
글로벌 불확실성이 오히려 기회로

“방산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이 달라졌다.” 한화그룹의 방산 부문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비약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중남미부터 유럽까지 국경을 넘나드는 계약 소식에 증권가도 이례적인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성장세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장기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남미 시장 공략 나선 한화

2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등 한화그룹 방산 3사는 지난달 28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 ‘코리아 디펜스 데이 2025’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주칠레 대한민국 대사관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칠레 국방부와 각군 고위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체 개발한 ‘타이곤 차륜형 장갑차’를 선보이며 칠레 육군 장갑차 사업 참여 의지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등 성능이 검증된 무기체계도 적극 소개했고, 칠레군은 이들 지상 무기체계에 특히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시스템은 소형 합성개구레이다 위성체와 영상 분석 솔루션을 소개하며 칠레 공군의 국가 우주 프로그램과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한화오션 역시 장보고-Ⅲ급 기반 수출형 잠수함과 차세대 호위함을 선보이며 칠레 해군의 함정 도입 사업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한화 관계자는 “방산 3사가 칠레를 전략적 거점으로 삼아 중남미 지역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는 종합 방산 솔루션 공급자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도 빛나는 성과

이러한 중남미 진출 노력과 더불어 한화는 유럽 시장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한화는 유럽 재무장 움직임에 발맞춰 현지 생산 거점 구축을 통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폴란드 방산업체 WB그룹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텀시트를 체결했으며, 이를 통해 폴란드군에 공급하는 천무 유도탄을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또한 루마니아에는 K9 자주포와 K10 탄약 운반차 생산 공장 설립도 추진 중이다. 이한결 연구원은 “유럽 현지 협력 체계 구축으로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유럽 진출 전략이 성과를 거두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영업이익이 56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399.1% 급증했으며, 매출액도 5조 4842억 원으로 196.7% 늘어났다.

이런 폭발적 성장세에 힘입어 키움증권은 2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목표주가를 86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키움증권 이한결 연구원은 “올해 지상 방산과 조선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연간 목표인 K9 자주포 70문, 천무 다연장 로켓 50대를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방산의 미래 더욱 밝다

이러한 글로벌 진출 확대와 함께 국내 방산업계 전반의 성장세도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다.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의 수주잔고는 2021년 30조 원에서 2024년 83조 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만 해도 같은 기간 5조 원에서 32조 원으로 급증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NH투자증권 이재광 연구원은 “기업마다 차이가 있지만 현재 수주 물량만으로도 향후 2~3년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주요 방산업체들의 수주잔고 대비 매출 비율은 LIG넥스원 6.1배, KAI 5.2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4.6배에 달해 중장기 성장 동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더욱 주목할 점은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오히려 K방산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 집권 이후 미국 우선주의가 강화되면서 유럽과 중동을 중심으로 방위비 증액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BNK투자증권 이상현 연구원은 “미국 우선주의로 인해 우방국들이 자국 방위비를 늘리는 추세”라며 “글로벌 분쟁 증가로 국내 방산업체들의 수주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트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유럽 생산거점 확보, 중동 합작공장 설립, 첨단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지상 방산 인프라 구축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장기적 추세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시장 확대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