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두 번이나 멈춘 주식시장… 코로나 때보다 무섭다는 ‘트리플 폭락’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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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에 물동량 80% 감소 |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에 물동량 80% 감소/출처-연합뉴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한국 금융시장 전체를 뒤흔들었다. 2026년 3월 9일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495.5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코스피는 외국인의 3조 2천억 원 규모 순매도에 5.96% 급락하며 5,251.87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미국·이란 전쟁이 약 10일째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 원유 수송의 30% 이상을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 상태에 놓였다. 이로 인해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장 대비 14.85% 급등한 배럴당 107.54달러를, 브렌트유는 10% 오른 102.20달러를 기록했다. WTI가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7월 이후 약 3년 9개월 만이다.

호르무즈 봉쇄가 부른 연쇄 공급 충격

공급망 충격의 규모는 가히 충격적이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일주일 만에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통행량은 약 90%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라크의 원유 생산은 드론 공격 등의 여파로 하루 130만 배럴 수준으로 줄었는데, 이는 이전 생산량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KPC)도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며 정제 처리량 감축에 나섰고, 아랍에미리트도 감산을 결정했다. 유조선들이 항로를 잃으면서 산유국 저장 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역설적으로 추가 감산을 강요받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한국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2026년 1월 기준 70.2%에 달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시장에서 원유와 유조선의 씨가 말라버린 극단적인 수급 경색 상황”이라며 “현재 확보한 민간 물량으로는 3월 말을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정유사는 공장 가동률을 30%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 산유국 감산/출처-뉴스1

환율·채권·주식 ‘트리플 충격’

이날 금융시장은 주식·환율·채권 모든 방면에서 동시 충격을 받았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99.2원까지 치솟아 금융위기 당시 장중 최고 기록(1,500.0원)에 육박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8대 후반에서 99.385까지 올라서며 달러 강세가 환율 상승 압력을 가중시켰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 대비 20.3bp 급등한 연 3.430%를 기록했다. 2024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시장에서는 유가 급등이 장기 물가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한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사이드카에 이어 거래를 20분간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한 달 안에 서킷브레이커가 2회 이상 발동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절정이던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장 대비 14.51% 급등해 71.82를 기록했다. 삼성전자(-7.81%), SK하이닉스(-9.52%), 현대차(-8.32%) 등 시가총액 상위 대부분 종목이 급락했다.

“유가 150달러” 경고…전쟁 장기화 우려 확산

시장이 더욱 긴장하는 이유는 전쟁 장기화 신호 때문이다. 이날 이란 전문가회의에서 대미 강경파로 알려진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차기 최고 지도자로 선출되면서, 전문가들은 협상보다 갈등의 심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한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국제유가가 이달 말까지 배럴당 150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현재 WTI 가격 대비 약 40% 추가 상승을 의미한다. 카타르 정부도 해협이 완전히 봉쇄될 경우 유가가 15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같은 수준의 경고를 내놓으며 업계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에너지 수급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원화 약세와 물가 상승 압력이 동시에 이어지는 구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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