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 증시가 3월 19일(현지시간)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스라엘-이란 간 에너지 시설 공격 난타전이 격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3.70포인트(0.44%) 내린 46,021.43에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0.27% 하락한 6,606.49를, 나스닥 종합지수는 0.28% 내린 22,090.69를 기록했다.
에너지 시설 공격 난타전…브렌트유 장중 119달러
전날(18일) 이스라엘은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와 아살루예 천연가스 정제시설 단지를 폭격했다. 이란은 카타르의 LNG 생산 거점인 라스라판 가스시설을 보복 타격했고, 19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의 정유시설까지 공격 대상이 됐다.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1.2% 오른 배럴당 108.65달러에 마감했으며, 장중에는 한때 119달러까지 치솟았다. 울프리서치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상승할 때마다 미국 GDP는 0.1% 감소하고 물가는 0.4% 상승한다고 분석한다. 이번 유가 급등 규모를 감안하면 상당한 경기 둔화 및 인플레이션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은 LNG 시설 피격으로 한국 등과 체결한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해 최장 5년간 ‘불가항력’을 선언해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 공급망 차질이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계약 이행 자체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번진 것이다.
채권 시장도 출렁…2년물 수익률 지난해 8월 이후 최고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는 채권 시장에도 직접적인 충격을 줬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장중 3.96%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마감 무렵에는 5bp 상승한 3.79%에 거래됐다.
연준은 3월 17~18일 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기대치를 대폭 낮추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바클레이스는 첫 금리 인하 시점을 기존 6월에서 9월로 늦추고 올해 총 인하 횟수도 1회로 줄여 잡았다.
트럼프 행정부 진화 나섰지만…시장 신뢰는 ‘반신반의’
유가 급등으로 정치적 압박이 커지자 트럼프 행정부는 긴장 완화 메시지를 잇따라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이란 석유·가스 시설 추가 공격을 자제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고,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할 의향이 없음도 분명히 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도 이란산 원유 제재 유예 및 전략비축유 추가 방출을 시사하며 공급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 메시지에도 증시는 낙폭을 일부 줄이는 데 그쳤고 반등에는 실패했다.
몬티스 파이낸셜의 데니스 폴머는 “시장이 파악하려는 것은 고유가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하는 점”이라며 “이것이 바로 변동성이 발생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JP모건 체이스의 두브라브코 라코스-부야스는 유가 급등이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전쟁이 신속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브렌트유 가격의 100달러 안팎 안착 여부, FOMC 점도표의 향방, 그리고 미국 내부 경기지표 추가 악화 여부를 앞으로의 핵심 변수로 꼽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