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룡 넷플릭스의 주가가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하자, 이사회가 37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라는 이례적인 대응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넷플릭스 이사회가 지난 23일(현지시간) 250억 달러(약 37조1천억원) 규모의 보통주 매입 안건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 계획에는 만료일이 설정되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이미 2024년 12월에도 15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공표한 바 있어, 연이은 대규모 주주 환원 기조가 주목을 받는다.
호실적에도 웃지 못한 시장…2분기 전망이 발목
넷플릭스는 2026년 1분기에 영업이익 39억6천만 달러, 매출 122억5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견조한 성적을 냈다. 외형적으로는 긍정적인 수치였으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문제는 2분기 전망이었다. 회사가 제시한 다음 분기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졌고, 이에 더해 29년 전 넷플릭스를 공동 창업한 리드 헤이스팅스가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것이 투자 심리를 더욱 냉각시켰다.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10% 이상 떨어졌다.

인수 추진·포기·반등…롤러코스터 탄 주가
넷플릭스 주가는 2025년 6월 최고가인 134.12달러까지 치솟으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고점 대비 40%까지 급락했다.
결국 인수를 포기하면서 주가는 다시 회복세를 탔다. 주목할 점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컨소시엄과의 협상 과정에서 28억 달러(약 4조원 이상)에 달하는 이별 수수료(브레이크업 피)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자사주 매입 재원의 상당 부분이 이 과정에서 마련된 현금 유동성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자사주 매입이 보내는 신호…”성장주에서 수익주로”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잉여 현금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수단인 동시에, 현재 주가 수준에서 향후 기업 가치에 대한 경영진의 자신감을 시장에 표명하는 행위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단순한 주가 부양 전략을 넘어, 넷플릭스가 공격적인 외형 확장보다 이익과 현금 창출 중심의 경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분석한다. 무기한으로 설정된 매입 기간은 회사가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주주 환원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