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학 공업의 쌀’ 나프타 2배 폭등…식품 포장재 대란 현실로

댓글 0

포장용기 가격도 2배 급등..."그마저도 못 구해"
포장용기 가격도 2배 급등…”그마저도 못 구해” / 연합뉴스

과자 봉지 하나를 만드는 데도 원료가 없다. 중동 전쟁 여파로 식품 포장재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두 달 새 두 배 가까이 폭등하면서, 국내 식품업계 전반이 원가 상승과 공급 부족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8일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해 식품기업의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책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친환경 포장재 전환 지원과 공동 물류 시스템 구축이 핵심이다.

호르무즈 봉쇄가 촉발한 나프타 대란

올해 2월 말 시작된 미국-이란 전쟁으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원유와 나프타 수입이 사실상 중단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석유 거래의 약 30% 이상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곳의 봉쇄는 공급망 전체에 파급됐다.

국제 나프타 가격은 전쟁 직전인 2월 27일 배럴당 68.87달러에서 3월 31일 141.72달러로 두 배 이상 급등했다. 국내 플라스틱 원료 가격도 3월 기준 킬로그램당 200~400원에서 4월에는 400~600원으로 수직 상승이 예상된다. 국내 소비량의 약 40%를 중동에서 수입하는 구조적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뉴스1

가동 중단 위기에 선 중간 공급망

‘중화학 공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는 과자·라면 포장지, 음료 용기, 의료용 장갑, 수액팩까지 생활 필수품 전반의 핵심 원료다. 원료 공급이 막히자 업계는 이미 3월에 생산량을 30~40% 줄였고, 4월에는 50% 이상 감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포장 관련 협회는 분석한다.

문제는 중간 공급망의 경영난이다. 식품 대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미루는 상황에서도 원료값은 급등하자, 용기 제조 업체들은 거래 불이익을 우려해 적극적인 가격 인상 요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적 압박이 4월부터 다수 업체의 가동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부, 포장재 전환·공동 물류로 돌파구 모색

농식품부는 종이·금속·유리 등 대체 친환경 포장재 정보 제공과 함께 포장재 시험·안전성 검증 지원에 나선다. 식품진흥원의 장비와 시설을 활용해 포장재 전환 가능성을 기업별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물류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국가식품클러스터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공동 집하·배송 시스템’ 도입도 추진한다. 기업별 개별 계약 대신 물량을 통합해 공동계약을 체결하고, 원료중계공급센터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물류비를 20%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농식품부는 기대한다.

김정욱 농식품부 농산업혁신정책실장은 “원유와 나프타 가격 변동성 확대로 식품기업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친환경 포장재 전환과 공동 물류체계 구축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근본적인 원료 수급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정부 지원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