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만에 전망 상향
AI 수요에 메모리 호황
파운드리 경쟁력 기대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발표한 소식이 삼성전자 투자자들을 기쁘게 만들었다.
17일 무디스가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한 것이다.
이는 올해 1월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지 10개월 만으로 메모리 시장 호황에 힘입어 판이 완전히 뒤집힌 셈이다.
AI 수요 폭발에 ‘신용 회복’

이번 신용등급 전망 조정은 인공지능 수요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시장 호조가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
무디스는 “향후 1년에서 1년 반 동안 삼성전자가 꾸준한 실적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AI 관련 제품 수요 확대가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초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인공지능 인프라에 대규모로 투자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같은 첨단 제품 수요가 크게 늘었는데 그 중심에 삼성전자가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무디스는 삼성전자의 올해 1~3분기 영업이익률(9%)이 2026년에는 14%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대규모 설비 투자에도 불구하고 잉여현금 창출 능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파운드리 회복 기대감도 반영

특히 이번 전망 상향에는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의 회복 가능성도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최근까지도 파운드리 부문에서 빅테크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적자가 이어졌지만, 지난 7월 테슬라와 165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의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반전을 예고했다.
무디스는 “연구개발 투자 확대가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첨단 제품 영역에서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점차 좁히고 있다는 점도 신용도 개선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국가대표’ 위상 여전…그러나 숙제도

삼성전자의 신용등급은 이번에 ‘Aa2’로 유지됐다. 이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동일한 수준이며, S&P와 피치 기준으로는 ‘AA’에 해당한다.
무디스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디스플레이, 모바일, 가전 등 주요 사업 전반에서 강력한 시장 지위와 브랜드 파워, 그리고 막대한 순현금 보유액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러한 요소들이 반도체 산업의 경기변동성과 투자 부담을 일정 부분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신용등급이 더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특히 무디스는 “잉여현금 흐름이 약화되거나 현금성 자산이 줄어들고,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이 과도해질 경우 신용등급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더불어 SK하이닉스 역시 AI 특수에 힘입어 최근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되는 등 반도체 산업 전반에 회복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