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단시간 근로자 174만 명 역대 최대
청년층 시간제 근로자 비율 24% 육박
최저임금 인상에 자영업자들 로봇으로 대체 시도

“이제 알바도 풀타임은 없어요”, “직원 한 명 더 쓰고 싶어도 못 써요” 구직자와 자영업자 사이에서 들려오는 한숨 소리가 최근 한국 노동시장의 현실을 보여준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감소와 근로시간 축소로 이어지면서, 구직자와 자영업자 모두가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
“주 15시간도 못 채워요”… 쪼개지는 일자리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 1~14시간 일하는 초단시간 근로자는 지난해 174만 2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취업자의 6.1%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청년층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20대의 시간제 근로자 비율은 2022년 19.6%에서 2024년 24.1%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고용주들이 근로시간을 쪼개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 30원으로, 주 40시간 근무 기준 월 급여는 주휴수당을 포함해 209만 6270원에 달한다.
여기에 4대보험료까지 보태면 자영업자는 직원 한 명당 매달 300만 원 가까운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주 15시간 미만으로 고용하면 주휴수당과 퇴직금 지급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실제 구직 플랫폼을 살펴보면 하루 2~4시간, 주 3일 이내의 초단시간 아르바이트 공고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늘어나는 로봇 동료들… 사라지는 일자리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부담 증가는 자영업계의 자동화 도입도 재촉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의 ‘최저임금 인상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 결과, 자영업자들이 꼽은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 1위는 ‘최저임금 상승'(89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응답자가 97.6%에 달해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크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빙 로봇 도입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 5월까지 서빙 로봇 누적 수입액이 5775억 원을 기록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서빙 로봇은 이제 동네 식당가로까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이러한 자동화 바람은 일자리 시장의 추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김준영 고용정보분석실장은 “초단시간 근로자 급증은 최저임금 인상이 주된 원인이지만, 경기 불황과 식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영업시간 단축도 영향을 미쳤다”며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는 만큼 이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변화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으면서, 노동시장의 새로운 해법 모색이 시급한 상황이다.
백해무익 전라도민주나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