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보다 더 심각”…중동전쟁 한 달, 중소기업 피해 신고 500건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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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관련 중소기업 피해 증가
연합뉴스

중동전쟁이 한 달을 넘기면서 한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피해가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단순한 비용 상승을 넘어 휴업과 계약 전면 취소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피해·애로 접수를 시작한 이후 누적 신고 건수는 4월 1일 기준 471건으로 500건에 근접했다. 3월 18일 232건이던 신고는 불과 일주일 뒤인 3월 25일 379건으로 뛰었고, 이후 한 주 사이 또 92건이 추가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으로 2~3주에 걸쳐 이란에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전쟁 장기화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원재료부터 포장재까지, 가격 급등 도미노

중동전쟁 중소기업 피해 접수 늘어…운송 차질 최다 / 연합뉴스

피해의 진원지는 중동산 원자재 의존도에 있다. 한국이 수입하는 나프타의 80% 이상이 중동에서 들어오는 구조로, 전쟁이 길어질수록 공급 차질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중소 제조업계에서 쓰이는 컴파운드(화합물) 가격은 이미 20~30% 올랐다. 세탁업계가 사용하는 드라이클리닝 세제는 70% 이상, 플라스틱 계란 포장재는 60% 이상 각각 급등했다. 한 중소 제조업체 대표는 “중동전쟁으로 컴파운드 공급이 안 돼 가격이 20~30% 올랐고 지금도 대책 회의를 하느라 바쁘다”며 심각성을 전했다.

이 같은 원가 상승은 수출 단가 인상으로 이어졌고, 한 중소기업은 올해 들어온 모든 주문이 취소되는 상황에 처했다. 또 다른 기업은 직원 인건비 지급조차 어렵다며 일시 휴업에 들어갔다.

소상공인 “코로나보다 더 힘들다”

중동전쟁 관련 소상공인 분야 영향점검회의’ / 뉴스1

소상공인들의 체감 고통은 코로나19 때를 뛰어넘는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서울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공장 몇 곳은 아예 문을 닫았다”며 “개인적으로는 코로나19 때가 차라리 경기가 나았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소상공인연합회 류필선 전문위원은 “전쟁이 장기화하면 유가·에너지 비용 증가로 소상공인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광객 급감과 원료 가격 인상, 포장재 대란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피해가 소상공인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복원력 약한 순서대로 쓰러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충격이 구조적으로 취약한 계층부터 순서대로 덮칠 것이라고 진단한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복원력과 연결고리가 약한 소상공인,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순으로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소 제조업계에 대해 “당분간 고유가·고환율·고물가·고운임 상황을 더 깊게 체감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순 피해 대응이 아닌 사전 예방적 공급망 조정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한 중소 제조업체 대표는 “앞서서는 전쟁 장기화가 심리적인 문제였다면 이제 현실이 돼 버렸다”며 “아예 공급이 불가능한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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