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한숨 돌리나 했더니”… 잠시 내린 밥상 물가, ‘이것’ 때문에 다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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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률 최고치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 / 뉴스1

밥상 물가는 진정됐지만, 주유소에서 체감하는 충격은 달랐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8.80(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 올랐다. 지난 1·2월 2.0% 수준에서 0.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3개월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다.

경유 17% 폭등…러·우 전쟁 이후 최고

이번 물가 상승의 핵심 원인은 석유류다.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보다 9.9% 뛰며 전체 소비자물가를 0.39%포인트 끌어올렸다. 석유류 상승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2022년 10월(10.3%)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가 인상에 면세유 가격 57% 급등…어민 “조업 포기할 판” / 연합뉴스

특히 경유(17.0%)의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2022년 12월(21.9%) 이후 3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휘발유도 8.0% 올라 작년 1월(9.2%)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등유는 10.5% 상승했다.

국가데이터처 이두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휘발유 수요는 승용차에 제한되는 반면 경유는 운송, 물품 등에 쓰이다 보니 상승 폭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경유값 급등은 운송·물류 산업 전반의 원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 최고가격제 시행…효과는 4월부터 가시화

정부는 지난달 13일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며 가격 급등을 일부 억제했다고 밝혔다. 국가 원유·석유제품 비축량은 208일분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 국제유가 상승 / 뉴스1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3월 물가 지수에는 정책 효과가 제한적으로 반영됐다고 분석한다. 최고가격제 시행(3월 13일) 이전에 이미 물가 오름세가 상당 부분 진행된 데다,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2~3주의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정책 효과가 4월 물가 지수에서 보다 명확하게 드러날 것으로 내다본다.

농산물·가공식품 하락이 상승세 억제

석유류 충격에도 물가 오름폭이 제한된 데는 농산물과 가공식품 가격 하락이 작용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0.6% 하락했으며, 이 중 농산물이 5.6% 떨어지며 전체 소비자물가를 0.25%포인트 낮추는 데 기여했다.

가공식품도 1.6% 상승에 그쳐 전월(2.1%)보다 오름폭이 축소됐다. CJ제일제당이 가격을 인하하면서 설탕(-3.1%)이 하락 전환했고, 밀가루도 2.3% 내렸다. ‘밥상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6.6% 하락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의 파급이 식품 물가에 본격 반영되기까지 3~6개월의 시차가 있다고 경고한다. 신선식품 유통비, 가공식품 제조 연료비, 포장재 원료인 나프타 가격 등이 연쇄적으로 오를 수 있어서다. 씨티 분석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가로 0.60%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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