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지수가 6000선을 넘어 고공행진 중인데도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하락에 대거 베팅하고 있다. ‘곱버스’ ETF(지수 하락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에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지만, 수익률은 처참한 수준이다.
ETF체크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2월 26일까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1조112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월별로는 2025년 12월 3186억원, 2026년 1월 5522억원, 2월 5600억원으로 코스피가 오를수록 매수세가 오히려 가팔라지는 역설적 흐름이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025년 말 4214.17에서 6000선을 돌파하며 49.67% 급등했다.
반도체 업종 강세가 증시 상승을 이끄는 동안 하락에 베팅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은 빠르게 불어났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역베팅 현상이 상승장을 놓친 데 따른 조급함과 고점 부담 심리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한다.
수익률 -61.79%…’동전주’ 전락한 곱버스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올해 수익률은 2월 26일 기준 -61.79%에 달한다. 가격도 급락해 1년 전 2000원대에 거래되던 이 ETF는 현재 200원대로 쪼그라들며 사실상 동전주로 전락했다. KODEX 레버리지(2X)가 같은 기간 +117.79%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코스피가 7000선을 넘어설 경우 100원대 진입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곱버스 ETF는 구조적으로 장기 보유에 불리하다. ‘음의 복리효과’ 때문이다. 기초지수가 첫날 10% 하락한 뒤 다음 날 10% 상승하면 일반 ETF의 누적 수익률은 -1%지만, 곱버스 ETF는 -4%로 손실이 훨씬 크다. 지수가 방향 없이 등락을 반복하기만 해도 손실이 쌓이는 구조다.
여기에 ETF 가격이 낮아질수록 매수·매도 호가 간격인 스프레드가 벌어지면서 거래 비용도 늘어난다. 한 자산운용사 ETF운용팀장은 “곱버스는 운용보수가 높은 데다 선물 월물 교체 과정에서 롤오버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장기투자 상품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상승 추세에 역베팅…구조적 리스크 경고
ETF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은 방향성과 타이밍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상승 추세가 지속되는 국면에서는 손실이 빠르게 누적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강세장에서 대형주 매수 기회를 놓친 개인투자자들이 빠른 수익을 노리고 레버리지 상품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한다.
고점 부담을 의식한 역방향 베팅이 늘고 있지만,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는 한 개인투자자 손실이 가속화되는 구조는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