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8,000포인트를 터치한 직후 급락하며 추가 조정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하나증권이 올 연말 코스피 1만 포인트(10,000pt) 돌파가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18일 보고서에서 내년(2027년) 코스피 예상 순이익이 선반영될 경우 지수가 연말에 10,38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8,499조원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이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시장에서는 ‘이익 기반의 정당한 랠리’인지, ‘집중도 리스크를 수반한 과열’인지를 두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익 선반영 + 평균 PER…’1만피’ 근거는
하나증권 분석의 핵심은 ‘이익 선반영’이다. 이재만 연구원은 올해(2026년) 코스피 예상 순이익을 689조원, 내년(2027년)은 853조원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2010년 이후 코스피 평균 PER인 9.96배를 적용하면, 내년 이익을 올해 연말에 미리 반영할 경우 지수가 10,380포인트에 도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는 “PER 재평가(리레이팅)를 가정하지 않더라도 현재 이익 추정치가 현실화하면 1만피 시대로 진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확장 없이도, 이익 성장만으로 지수 상승 논리가 성립한다는 주장이다.
같은 맥락에서 유안타증권은 올해 하반기 코스피 밴드 상단을 최대 11,600포인트로 제시했고, 현대차증권은 연말 목표치를 9,750포인트로 상향하며 밴드 상단을 12,000포인트까지 열어뒀다. JP모건은 강세 시나리오 목표치를 10,000포인트로, 골드만삭스는 9,000포인트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삼전·하이닉스 시총 48%…’코스피는 반도체 ETF’

낙관론과 동시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이 합산 48%에 달하는 극도의 쏠림 현상이 핵심 리스크로 지목된다. 두 종목의 주가 조정이 곧 코스피 전체의 급락으로 이어지는 구조여서, 사실상 지수 전체가 반도체 업황에 연동된 셈이다.
이재만 연구원은 이를 2000년 테크버블과 비교하며 “성격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당시 S&P500 시총 1위였던 시스코시스템즈의 순이익은 마이크로소프트나 GE의 20~28% 수준에 불과했고 PER는 100배 안팎에 달했던 반면,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AI 수요 확대와 함께 실제 이익이 동반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가 다르다는 분석이다. 그는 “2000년 테크버블 종료는 이익 규모와 상관없이 주가 과열로 시총 1위 기업만 바뀐 상황에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다만 메모리 반도체가 전통적으로 극단적인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산업인 만큼 이익 피크아웃(고점 전환) 타이밍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고유가·고금리는 ‘단기 변수’…AI 투자 모멘텀이 상쇄
최근 부각된 고유가·고금리 우려에 대해 이 연구원은 제한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전년 대비 가격 상승률이 63%에 달하지만, 이는 전쟁에 따른 단기적 급등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또 같은 기간 S&P500 테크 섹터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80%로 유가 상승폭을 웃돈다는 점을 들어, AI·반도체 투자 모멘텀이 에너지 비용 부담을 충분히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 상단이 높아지고 글로벌 금리도 예상보다 오랜 기간 높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이 경우 하나증권의 낙관 시나리오가 전제하는 평균 PER 9.96배 적용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익 추정치의 현실성 검증이 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