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구조조정?…”
석유화학업계 구조개편 신호탄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연초부터 자금난에 시달리며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6000억 원, SK인천석유화학은 21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발표했고, 한화토탈에너지스, SK지오센트릭, HD현대케미칼 등도 잇따라 자금 조달 계획을 밝혔다. 총발행 규모는 2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자국 중심으로 돌아가는 중국, 초저가로 시장을 공략하는 중동의 공세 속에 한국 석유화학 산업은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중국은 지난 몇 년간 대규모 투자로 석유화학 기초소재인 에틸렌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렸다.

중국 정부는 석유화학 자급자족을 목표로 산업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까지 공략 중이다.
중동은 첨단 기술로 무장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사우디 아람코가 내세운 COTC(Crude Oil to Chemicals) 기술은 기존의 나프타 분해 과정을 생략하고 원유에서 직접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어, 생산 단가를 한국 기업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업계를 뒤흔드는 대기업의 위기

한국 석유화학 산업은 대기업 실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산업으로 평가받아 왔으나, 최근 몇 년간 실적은 급격히 악화됐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석유화학 대기업의 영업이익은 2022년 4조 3468억 원에서 지난해 2377억 원으로 1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정부는 석유화학 업계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독려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비 폐쇄, 사업 매각, 합작법인 설립 등을 포함한 구조조정 정책을 추진 중이다.

차등 전기 요금제와 같은 맞춤형 지원책도 제안됐다. 하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이 구체적이지 않아 기업들이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기 어렵다”며 “추가적인 지원과 명확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석유화학 업계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과 해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과 중동의 공세를 상쇄할 수 있는 일본, 유럽 등 다른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협력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서울과기대 이상준 교수는 “중동 기업과 기술 협력, 일본 기업과 고부가가치 소재 공동 개발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 보상 혜택 받으면서 조금씩 정리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