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1인분에 이 가격 실화?”… 주부들 장바구니 내려놓게 만든 ‘공포의 물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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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물가 상승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농축산물 코너/출처-뉴스1

2026년 3월, 한국 가계의 밥상 물가가 전방위적으로 급등하고 있다. 돼지고기와 한우, 닭고기 등 주요 축산물 가격이 모두 1년 전보다 10% 이상 치솟았고, 쌀마저 15% 오르면서 식품비 부담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가격 상승의 직격탄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의 동시 재확산, 그리고 급등한 환율이라는 ‘더블펀치’에서 나왔다.

5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돼지 삼겹살은 지난 4일 기준 100g당 2,637원으로 전년 대비 13.5% 올랐다. 목심은 14.5%, 앞다리는 11.8% 상승했다. 한우도 안심(1+등급)이 100g당 15,247원으로 10.8%, 등심은 13% 뛰었다. 닭고기는 kg당 6,263원으로 11.1%, 계란 특란 한 판(30개)은 6,852원으로 5.9% 비싸졌다. 쌀은 20kg당 6만3천원대로 15% 급등하며 5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3년 만의 최악” ASF·HPAI 동시 습격

출처-연합뉴스

물가 급등의 가장 큰 배경은 질병 재확산이다. 2026년 들어 3월 5일까지 ASF 발생 건수는 22건으로, 2025년 전체 발생(6건)의 3.67배에 달한다. 2020~2021년 대유행 이후 점진적 통제되었으나 다시 급증하면서 돼지 살처분과 출하 지연이 반복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ASF 확산으로 양돈 농가들이 출하를 늦추거나 살처분로 마릿수가 감소하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HPAI도 이번 동절기에만 50건을 넘어서며 2020~2021년 대유행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닭과 오리 살처분이 잇따르면서 계란 생산량이 급감했고, 닭고기 가격도 덩달아 치솟았다. 방역 조치 등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구조적 한계로 질병 재발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밀집 사육 환경과 노후화된 축사 시설, 국경 인접 지역 방역망 미흡 등이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환율에 무너진 수입육·과일 방파제

서울 청량리시장/출처-연합뉴스

환율 급등은 수입 농축산물 가격을 폭등시키며 국내 물가 안정의 ‘방파제’ 역할을 무력화했다. 미국산 척아이롤(냉장)은 100g당 4,089원으로 1년 전보다 63.7%나 상승했다. 바나나는 16.5%, 망고는 43% 급등하며 서민 과일마저 사치품이 됐다. 환율이 전년 대비 상승하면서 이는 곧바로 수입 원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수입 농산물에 의존하는 국내 식품 가격 구조상, 환율 불안은 곧 밥상 물가 불안으로 직결된다. 실제로 외식업계는 “원가 상승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며 메뉴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 15만톤 쌀 풀었지만… 효과는 ‘글쎄’

정부는 지난 2월 말 쌀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양곡 15만톤을 단계적으로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발표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쌀값은 “큰 변동이 없는” 상태다. 쌀 소매가격은 여전히 20kg당 6만3천원대를 웃돌며 작년보다 15%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 물량 공급에도 가격 변동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채소류는 노지채소 중심으로 공급이 원활해 전년 대비 낮은 가격을 보이지만, 시금치(+11%), 상추, 파프리카 등 시설재배 품목은 난방비 상승으로 가격이 높다. 사과는 후지 10개에 2만8,108원으로 전년 대비 2.7% 소폭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2026년 상반기까지 밥상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ASF와 HPAI가 봄철 기온 상승과 함께 진정될 가능성은 있지만, 이미 줄어든 사육 마릿수는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다. 환율 역시 글로벌 금리 환경이 바뀌지 않는 한 불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추가 정부양곡 공급과 축산물 할인 지원 등을 검토 중이지만, 근본적인 질병 방역 체계 개선과 사육 안정화 정책 없이는 매년 같은 위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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