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S&P 500 뺨치는 쏠림 현상… 외국인도 혀 내두른 K-주식시장 ‘기형적 구조’의 민낯

댓글 0

신규 상장 ETF 상품명에 TOP 포함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출처-연합뉴스

올해 신규 상장된 ETF 25개 중 6개 상품명에 ‘TOP’이 포함됐다. 소수 우량주에 집중 투자하는 압축형 상품이 국내 ETF 시장의 새로운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는 신호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상품 트렌드를 넘어, 한국 증시의 극단적인 대형주 쏠림 현상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 상위 10종목이 절반을 삼키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비중은 51.72%에 달한다. 1년 전인 2025년 3월 말 41.09%에서 10.63%포인트(p) 확대된 수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코스피 내 시총 비중 사상 첫 40% 돌파 / 연합뉴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비중은 같은 기간 23.65%에서 38.29%로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이 두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 S&P 500 지수 내 상위 7개 대형주를 모두 합친 수준보다도 높다고 지적한다.

수익률 격차도 극명하다. 2025년 한 해 동안 대형주는 82.23% 상승한 반면, 중형주는 40.06%, 소형주는 20.21% 오르는 데 그쳤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대형주가 52.13% 뛰는 사이 소형주는 15.36% 상승에 머물렀다.

‘TOP’ 집중형 ETF, 3년 새 시장 9배로

이 같은 증시 구조를 배경으로 집중형 ETF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상품명에 ‘TOP’ 키워드가 포함된 집중형 상품은 최근 3년간 26개에서 98개로 약 4배 늘었고, 시장 규모는 4조5000억 원에서 34조5000억 원으로 9배가량 팽창했다.

삼성전자·하이닉스·현대차, 줄줄이 급락 / 뉴스1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 10위권에도 압축형 ETF가 이름을 올렸다.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133.55%), RISE AI 반도체TOP10(91.52%), ACE AI반도체TOP3+(71.79%) 등이 두드러진 성과를 기록했다. AI 반도체 테마와 집중 투자 전략이 맞물리며 시너지를 낸 결과로 풀이된다.

순환매 대응 상품도 속속 등장…변동성은 양날의 검

업계에서는 테마 순환매에 대응하는 상품도 내놓고 있다. 한국신탁투자운용은 이달 말 ‘ACE K수출핵심TOP10기업액티브’ 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수출 경쟁력을 갖춘 국내 10개 섹터 대표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구조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서 산업 및 테마의 순환매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주도 테마의 변화를 탄력적으로 조절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압축 포트폴리오는 핵심 기업이 산업을 이끄는 분야에서 효과적인 투자 전략”이라고 전했다.

다만 대형주 쏠림이 심화될수록 변동성 리스크도 커진다는 점이 시장에서 주목된다. 3월 들어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코스피 대형주는 -12.55% 하락한 반면, 중형주(-8.88%)와 소형주(-5.61%)보다 낙폭이 컸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다음 달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상치에 부합할 경우 지수가 상승세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