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성장’의 민낯…반도체 빼면 제조업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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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조기 종전 가능성에 국내 반도체 대형주 반등
삼성전자·SK하이닉스/출처-연합뉴스

올 1분기 제조업 생산이 5년 1분기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반도체 하나에 기댄 ‘속 빈 강정’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제조업 생산은 전 분기 대비 3.0% 증가해 2020년 4분기(3.6%) 이후 5년 1분기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실질 GDP도 1.7% 성장하며 6대 주요 지표가 2023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 성장이 반도체 한 업종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0.2%에 그쳤고, 내수와 밀접한 서비스업종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반도체 제외하면 제조업은 ‘0%대’

1분기 반도체 생산은 직전 분기보다 14.1% 급증하며 전체 제조업 성장을 사실상 혼자 견인했다. 이는 2023년 2분기(19.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나 반도체를 걷어내면 실상이 달라진다. 반도체 제외 제조업 생산은 2025년 1분기 -0.1%로 돌아선 뒤 2분기 +0.3%로 반짝 반등했으나, 3분기(-0.2%)와 4분기(-0.5%)에 다시 연속 감소했다. 올 1분기에도 0.2% 증가에 머물러 사실상 정체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성장 편차와 내수 위축 / 뉴스1

광공업 생산확산지수도 이를 뒷받침한다. 해당 지수는 1월 52.8에서 2월 47.9로 떨어진 뒤 3월에도 49.3으로 기준선 50을 밑돌았다. 3월 기준으로 생산이 감소한 업종(35개)이 증가한 업종(34개)을 넘어선 것이다.

금융은 ‘잔치’, 숙박·음식점은 ‘한파’

서비스업에서도 업종 간 명암이 극명하게 갈린다. 증시 호황의 수혜를 입은 금융·보험업 생산은 전 분기 대비 4.7% 증가하며 2022년 3분기(4.9%) 이후 14분기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반면 내수 체감과 직결되는 숙박·음식점업은 1.3% 감소했다. 2024년 3분기(-1.4%) 이후 6분기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2월(-0.8%)과 3월(-0.2%) 두 달 연속 마이너스가 이어졌으며,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도 3.2% 감소해 2022년 4분기 이후 13분기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K자형 양극화’, 계층 격차로 전이되나

전문가들은 반도체 중심 성장이 고용과 내수로 확산하는 데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진단한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산업은 자동차와 달리 종사자 수도 적고 연관 산업 범위도 좁아 취업 유발 효과나 생산 승수 효과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극화가 산업 간 문제를 넘어 계층 간 소득 격차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반도체 대기업 성과급에서 드러나듯 산업 격차가 벌어지면서 임금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며 “소수의 고소득 근로자가 내수 소비를 이끌다 보니 자영업 경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산업 간·내외수 간·계층 간 양극화에 더해 증시 호황으로 자산가와 비자산가 간 격차까지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방위산업, 전쟁 복구 수요, 데이터센터 건설 등 신성장 동력 발굴과 내수 기반 회복이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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