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AI가 알아서 물건을 고르고 결제까지 완료하는 세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채병득 금융결제원장은 3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에이전트 전용 결제 플랫폼 기술검증(PoC)을 2026년 연내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AI 에이전트는 이용자의 요구를 받아 상품 탐색부터 구매·결제까지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실행형 인공지능이다. 최근 이용자의 요구를 받아 직접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서비스가 주목받으면서, 금융권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전용 결제 인프라 구축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채 원장은 이번 기술검증을 “금융권 AI 에이전트 결제 인프라 구축의 선도적 시도”로 규정했다. 기술검증 이후에는 새로운 금융권 상거래 플랫폼 모델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소액 결제부터 단계적으로…보안이 핵심 변수
다만 AI 에이전트 결제의 즉각적인 전면 확대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채 원장은 “AI 에이전트 결제의 보안 우려는 기본적으로 해소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로 현재 AI 에이전트 결제는 소액 거래부터 단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보안 문제와 함께 자금세탁·이상거래 탐지도 AI 기술로 업그레이드한다는 구상이다. 채 원장은 “자금세탁은 기본적으로 쪼개기 방식으로 이루어져 각 금융사에 데이터가 분산되어 있지만, 금융결제원에는 그 데이터가 모두 모이기 때문에 AI를 통해 이상거래를 효과적으로 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결원이 보유한 집중 데이터가 AI 기반 금융 범죄 예방의 핵심 자산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환전 없이 QR로…아시아 국가간 결제망 빠르게 확산
국내 금융사 앱으로 해외에서 환전 없이 QR코드 결제가 가능한 국가 간 QR 결제 서비스도 빠르게 세를 넓히고 있다. 지난 4월 도입된 한국-인도네시아 간 QR 결제 서비스는 첫 한 달간 양국에서 각각 400~500건의 거래를 기록했다.
금결원은 인도, 베트남 결제원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연내 서비스 출시를 추진 중이며, 우즈베키스탄과는 협의를 시작했다. 싱가포르·태국 등 교류가 많은 아시아 국가들로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간 QR 결제 인프라는 은행·카드사·핀테크가 모두 참여 가능한 개방형 구조로 운영된다. 현재 우리카드와 국민은행이 참여 중이며, 연내에 신한·우리·하나은행, 신한카드·국민카드, GLN·트래블월렛·제로페이 등이 추가로 합류할 예정이다. 주요 빅테크와도 참여를 논의하고 있다.
금융권 AI 대전환…전담 조직 신설하고 ‘AX 얼라이언스’ 꾸린다
금융결제원은 금융권 AI 대전환(AX)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이미 신설했다. 앞으로는 주요 금융사들이 참여하는 AX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금융 특화 AI 기술 표준화를 논의하고, 업계 전반의 AI 생태계 조성을 이끌 계획이다.
채 원장은 “기술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면서도 혁신 서비스를 내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