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16개월 만에 최저치로 쪼그라들었다. 고용률마저 하락 전환하면서 노동시장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1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천896만1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4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2·3월에 20만명대로 커졌던 증가폭이 한 달 만에 크게 꺾인 것으로, 2024년 12월(-5만2천명) 이후 최소치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0%로 작년보다 0.2%포인트(p) 하락했다. 이 역시 2024년 12월(-0.3%p) 이후 처음 나타난 하락 전환이다.
중동발 유가 충격, 내수까지 강타
이번 고용 쇼크의 직접적 원인 중 하나로 중동전쟁 여파에 따른 유가 상승이 꼽힌다. 내수와 밀접한 도소매업 취업자는 5만2천명 줄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숙박·음식점업도 2만9천명 줄며 9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빈현준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운수창고는 차량으로 택배·배달이 포함되다 보니 유가 상승의 영향이 있었고, 수출·수입 물량 자체가 작년보다 줄었다”며 “소비 심리 하락으로 숙박음식·도소매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비 심리 악화는 지표로도 확인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2로, 전월 대비 7.8p 급락했다. 기준선인 100을 1년 만에 하회하며 소비 심리가 ‘비관적’ 영역으로 돌아선 것이다.
전문직 ‘역대급’ 추락…AI 영향 가능성도 제기
그간 고용시장의 버팀목이었던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은 지난달 11만5천명 급감하며 2013년 산업분류 개편 이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는 4년 이상 장기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도입이 회계사·변호사 등 전문직의 신입 채용 위축을 가속했을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빈 국장은 이에 대해 “고용동향 자료로는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제조업(-5만5천명), 건설업(-8천명), 농림어업(-9만2천명) 등의 감소세도 지속됐으며,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26만1천명)만이 유일하게 고용시장을 떠받쳤다.
청년 고용률 24개월 연속 하락…’금융위기 이후 최장’
고용 취약계층인 청년층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9만4천명 감소했고, 고용률은 1.6%p 하락한 43.7%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8월(-1.6%p)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청년 고용률 하락은 2024년 5월부터 2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2005년 9월부터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1월까지의 51개월 연속 하락 이후 최장 기간으로, 단순한 경기 둔화를 넘어 구조적 침체 신호로 시장에서는 해석한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18만9천명 늘어, 청년 일자리 감소와 고령 취업자 증가의 대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구직단념자도 1만5천명 늘며 5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