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 믿었던 투자자들 충격
키옥시아 실적 부진에 시장 동요
국내외 반도체 주가 일제히 급락

일본의 대표적인 플래시 메모리 제조사 키옥시아의 주가가 하루 만에 23% 폭락했다.
이 여파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까지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으며 예상치 못한 악재에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고, 반도체 회복론에 힘을 실어오던 시장의 분위기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키옥시아 하한가에 글로벌 반도체주 충격

일본 플래시 메모리 제조사 키옥시아가 14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하한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23.03% 급락한 1만25엔에 거래를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주당 1만엔 이상 주식의 하한가 폭이 3000엔으로 정해져 있어 이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충격의 배경은 전날 장 마감 후 공개된 실적 발표였다.
키옥시아는 2025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6.8% 줄어든 4483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더욱 심각했다. 전년 동기 대비 62% 급감한 417억엔에 그쳤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스마트폰용 플래시 메모리를 담당하는 스마트디바이스 부문은 1573억엔의 매출을 올렸다. SSD와 스토리지 부문은 1년 전에 비해 10.8% 감소한 2446억엔을 기록했다.
미국·한국 반도체주까지 덮친 충격파

키옥시아의 실적 쇼크는 곧바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체로 번져나갔다. 14일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72% 폭락했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일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마이크론은 3.25% 하락했고 AMD는 4.23% 떨어졌다. ARM은 5.67% 급락했으며 램리서치도 5.02% 내렸다.
국내 시장도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5.45% 하락한 9만7200원에 거래됐다. SK하이닉스는 더욱 가파르게 내려앉았다. 정규장 기준 8.5% 급락한 56만0000원, NXT기준 7.84% 떨어진 564000원에 마감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판게아 펀드를 통해 키옥시아의 최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애플 의존도 높은 사업 구조가 발목 잡아

한편 시장에서는 키옥시아의 부진한 실적 원인을 사업 구조에서 찾고 있다. 애플 아이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플래시 메모리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수요가 강한 eSSD보다는 수익성이 낮은 모바일 부문에 집중된 포트폴리오가 문제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기업공개를 앞두고 실적을 끌어올렸던 2024년과의 비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부정적인 제품 믹스가 예상보다 실적 부진을 초래했다”며 “키옥시아가 수요 강세를 보이는 eSSD 대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모바일 부문 비중이 높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단일 고객과 대용량 계약을 맺은 모바일 사업에 치중했다”며 “IPO를 앞두고 공격적으로 매출을 기록했던 작년과 비교하면 부진해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