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부터 美까지 K-보안 진격
5년 뒤 700조 시장이 열린다

“한국 보안기업, 이런 기술력인 줄 몰랐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 꼭 협력하고 싶다.”
글로벌 보안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앞둔 가운데, 국내 보안기업들이 하나둘 해외에서 실질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기술의 발전이 사이버 위협을 키우면서 ‘K-보안’ 기술에 대한 해외 러브콜도 급격히 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피어리컬 인사이트는 2021년 약 314조 원 규모였던 글로벌 사이버 보안 시장이 2030년까지 715조 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향후 5년 안에 보안 시장이 500조 원을 넘어 700조 원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중동·미국 공략 본격화…성과도 눈에 띄어
K-보안 기업들은 이러한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있다. SK쉴더스는 미국, 중국, 헝가리 등에서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며, 미국 통신업체 버라이즌과의 협력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년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0% 증가한 976억 원을 기록했고, 전체 매출도 처음으로 2조 원을 돌파했다.

중동 시장도 무르익고 있다. 안랩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보안기업 SITE와 함께 합작사 ‘라킨’을 세우며 본격적인 진출을 시작했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79% 급증한 218억 원에 달했다.
문서보안 강자인 파수는 UAE의 보안 유통 기업 사이버나이트와 협력하고, 자회사 스패로우는 올해 초 중동 보안 전문 기업 라스인포텍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니언스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45.7% 증가했고, 현재 고객 중 약 40%는 중동에 위치한다.
정부 지원도 시작됐지만…과제는 ‘지속성’

정부도 수출 확대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 정보보호산업협회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에 수출개척단을 파견했다.
기술 전시회 ‘LEAP 2025’에서 공동관을 운영하고, 중동 국영기업 및 투자부 관계자들과의 미팅도 추진했다.
결과적으로 약 600건, 163만 달러 규모의 상담이 이루어졌고, 중동 국가들과의 인력 양성 모델 수출 논의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보안 업계의 시선은 아직 조심스럽다. 각국의 인증, 규제, 정책 차이 등 복잡한 진입장벽을 넘기 위해서는 단기 이벤트성 지원을 넘어선 ‘지속 가능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보안기업 관계자는 “각국 환경에 맞춘 인증 절차부터 협력 체계 구축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라며 “중장기적인 지원 정책이 없다면 초반 성과도 금세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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