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2월 한 달간 501명을 전세사기 피해자로 추가 인정하면서 법 시행 이후 누적 피해자가 3만6천950명에 달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정책이 시행된 지 약 2년 9개월 만에 3만7천 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4일 지난달 전세사기 피해 지원위원회 전체회의를 3차례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인정받은 501명 중 478명은 신규 신청자이며, 23명은 기존 부결 결정에 이의신청을 제기해 재심사를 거쳐 피해자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 6월 전세사기피해자법 시행 이후 월평균 1,155명 규모의 피해자가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다만 현재까지 위원회의 피해자 인정 비율은 62.2%에 그쳤다. 21.3%는 피해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으며, 9.8%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나 최우선 변제, 경매 등 다른 제도를 통해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어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피해주택 매입, 임시방편 넘어 항구적 대책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사업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24일 기준 LH가 매입한 피해주택은 6,475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피해자로부터 우선매수권을 양도받은 뒤 경·공매로 해당 주택을 낙찰받아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 사업의 핵심은 피해자가 자신이 살던 집에 계속 거주하면서 경제적 손실도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상 매입가 대비 낮은 낙찰가에 따른 경매차익을 보증금으로 전환받아 최장 10년간 거주할 수 있으며, 퇴거 시에는 경매차익을 즉시 지급받아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가능하다.
현재까지 피해자들이 피해주택 매입 사전 협의를 요청한 사례는 2만940건에 달하며, 이 중 1만4천156건이 ‘매입 가능’으로 심의를 완료했다. 신청 대비 67.6%의 승인율로, 나머지 6,784건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단기 현금 지원 넘어 장기 거주 안정 효과”
부동산 전문가들은 LH의 피해주택 매입 사업이 단순 현금 지원을 넘어 주거 안정이라는 실질적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존 임시 대출이나 현금 지원으로 단기적 효과에 그쳤으나, 공공임대주택 전환으로 장기 거주 환경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일부에서는 피해자 인정률이 60%대에 머물고 있는 점, 부결 사유에 대한 명확한 기준 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의신청을 통해 추가로 인정받은 23명의 사례는 초기 심사 과정에서의 개선 여지를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3만7천 돌파 후 정책 방향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곧 3만7천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의 중장기 지원 정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상반기 내 4만 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국토부는 피해자 인정과 주택 매입 사업을 병행 추진 중이다. 매입 가능으로 심의 완료된 1만4천여 건에 대해서도 차질 없이 계약과 입주가 진행될 수 있도록 LH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피해자 기준의 명확화와 이의신청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전세사기 특성상 피해 입증이 어려운 만큼, 구제 범위 확대와 형평성 유지를 동시에 고려한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