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대기 자금만 늘어나는데,
경기 회복은 여전히 불투명

“돈이 넘쳐도 쓸 곳이 없다.”
시중 통화량이 19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이 자금이 경제 성장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40조 원 넘게 늘어난 시중 유동성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지만, 투자자들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발표한 ‘2024년 12월 통화 및 유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광의통화(M2) 잔액은 4183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1%(40조 5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2022년 9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현금을 쌓아두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 입출금식 예금 등 단기 유동성을 포함하는 지표로, 통상적으로 시장에 풀린 돈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재 이 자금이 기업 투자나 소비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금융상품별로 보면, 수시 입출식 저축성 예금이 18조 6000억 원 증가하며 전체 증가분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기업 자금 관리와 투자 대기 자금이 늘어나면서 은행권 저축성 예금이 증가한 것이다.
기업의 통화량도 31조 5000억 원 증가했지만, 이 역시 투자보다는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경기 회복의 걸림돌,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같은 통화정책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통화량이 증가하면 통상적으로 자산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지만, 현재와 같은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투자 심리가 살아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승헌 숭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통화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기업 투자와 소비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경제 활성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럴 때일수록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통상적으로 시중 통화량이 증가하면 주식시장이나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이동(머니 무브)이 예상되지만, 현재는 이 같은 움직임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54조 242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증가했지만, 코스피 지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결국 시중 자금이 실제 투자와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려면 정책적인 지원과 경제 환경의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금리 정책 외에도 산업 정책과 재정 정책을 병행해 경제 주체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ㅉㅉㅉ 문제는 지향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