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당첨되서 좋아했는데 이렇게 될줄 몰랐어요”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신축 아파트 분양권이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화포레나미아 아파트 분양권은 2022년 분양가보다 6000만원가량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구로구 호반써밋 개봉 분양권도 1600만원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나왔다.
이는 자금 조달의 어려움과 부동산 시장 침체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자금 조달이 어려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9월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와 은행의 대출 총액 제한으로 인해 대출 한도가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 중 일부는 잔금을 마련하기 어려워 분양권을 급하게 처분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또한, 분양권 시장 침체는 고분양가가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2023년 서울 아파트의 분양가는 전년 대비 45.8% 상승하며, 일부 단지는 주변 시세보다 과도한 가격이 책정됐다.
예를 들어, 한화포레나미아의 분양가는 인근 시세보다 2억~3억원 높은 수준이었고, 이에 따라 계약자의 상당수가 이탈했다.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공사비와 원자재 가격이 분양가 상승을 부추긴 요인이 된 것이다. 이렇듯 최근 급등한 분양가는 수익성에 대한 기대를 줄어들게 하여 투자자들은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는 부동산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보다는 기회비용을 고려해 조기에 매도하려는 경향이 강해 분양권 매물이 늘어나는 배경이 된 것이다.
또한, ‘입주장’ 효과도 분양권 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입주가 시작되면 주변 전셋값이 하락하고, 매매가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충당하기 어려워지며, 마피 매물이 급증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신축 아파트의 인기가 식고 있다는 신호로,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를 예고한다.
특히, 신축 아파트의 인기 하락은 기존 아파트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인근 구축 아파트 가격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시장 상황은 주택 공급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향후 가격 급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축 아파트의 고분양가와 대출 규제, 입주장 효과 등 여러 복합적인 요소가 맞물려 마피 매물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시장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