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역대 최대인데 이익은 반토막…현대차 ‘성장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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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1분기 영업이익 30.8% 감소
연합뉴스

매출은 사상 최대, 그러나 이익은 급감했다. 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고도 영업이익이 30% 넘게 쪼그라드는 이례적인 ‘실적 역설’을 드러냈다.

현대차는 23일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매출액 45조9389억 원, 영업이익 2조5147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하며 역대 1분기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0.8%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도 2조5849억 원으로 23.6% 줄었다.

관세·환율·전쟁…삼중 악재가 이익을 갉아먹다

영업이익 급감의 배경에는 복합 악재가 자리한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영향만 8600억 원에 달했고, 환율 상승에 따른 판매보증충당금 증가와 중동 전쟁발 글로벌 수요 위축, 원자재 가격 상승이 동시에 덮쳤다.

실제로 매출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7%포인트 오른 82.5%를 기록했다. 매출이 늘어도 그만큼 원가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영업이익률은 인센티브 확대와 투자 증가 속에서도 컨틴전시 플랜 강화와 우호적 환율 효과에 힘입어 5.5% 수준을 유지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 뉴스1

HEV가 살렸다…분기 기준 역대 최대 판매

매출이 버틴 핵심 동력은 하이브리드차(HEV)였다. 1분기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한 24만2612대를 기록했고, 이 중 HEV는 17만3977대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체 글로벌 판매(97만6219대)는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음에도 고부가가치 차종인 HEV 판매 비중은 17.8%로 역대 분기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들은 판매 대수가 감소해도 수익성이 높은 HEV 비중이 늘어나면서 매출 감소를 방어했다고 분석한다.

시장 점유율 흐름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4.6%에서 4.9%로, 미국 시장 점유율은 5.6%에서 6.0%로 각각 상승했다. 현대차 측은 “글로벌 산업 수요가 감소하는 속에서도 견조한 판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불확실성 속 ‘원점 재검토’…주주 배당은 유지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 뉴스1

현대차는 관세 충격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사업 계획, 예산 설정, 비용 집행 등 모든 지출 절차를 기존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원점부터 재검토하는 이른바 ‘제로베이스 리뷰’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는 HEV 판매 확대와 미국 시장 점유율 상승을 근거로 현대차 목표 주가를 1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분기 배당을 전년과 동일한 주당 2500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기존에 약속한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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