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꾸준히 줄어드는 가운데, 통장을 해지하지 않고도 납입금 일부를 인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감소세를 일부나마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청약통장은 총 2605만 1929개로, 올해 1월 말(2613만 2752개) 대비 8만 823개 감소했다. 2년 전인 2024년 3월 말(2697만 4032개)과 비교하면 92만 2013개가 줄었으며, 역대 최고치였던 2022년 6월(2859만 9279개)과 견주면 200만 명 이상이 이탈한 셈이다.
통장 유지하면서 돈 빼는 길 열린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가입자가 일시적으로 자금이 필요할 경우 통장을 해지하지 않고도 납입금 일부를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단, 인출한 금액만큼의 가입 기간은 청약 기간 산정에서 제외된다. 이후 원금과 이자를 재납입하면 기존 가입 기간을 복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왜 계속 줄어드나…고분양가·대출 규제 ‘이중고’
청약통장 가입자 감소의 배경으로는 고분양가와 공급 부족, 강화된 대출 규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도금 대출 LTV 40% 적용, DSR 규제 등이 겹치면서 실수요자의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 인기 지역의 경우 분양가가 높고 당첨 확률도 낮아지면서 청약통장의 장점이 약화되고 있다”며 “신규 공급 감소와 잦은 제도 변경도 가입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감소세 둔화’는 기대…근본 해결엔 역부족
전문가들은 이번 법안이 급격한 이탈을 일부 막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본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무주택자에게는 여전히 유리한 수단인 만큼 일부 해지 허용으로 급격한 이탈은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조적 한계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유동성을 확보해주는 방안이어서 감소세 둔화에는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고분양가와 대출 규제라는 장벽이 큰 만큼 큰 폭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송승현 대표도 “청약 수요가 일부 인기 지역에 집중된 상황에서 일부 해지 허용만으로는 가입 매력을 크게 높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고분양가 해소와 공급 확대 등 구조적 문제가 함께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