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담보로 연금 받기보다 가격 오름세 기대
금리 인하에 주택시장 심리 개선, 노후 자금 계산법 바뀌어
1월 주택연금 가입 절반으로 급감, 선호 지역 중심 상승세

“집값이 오를 조짐이 보이니 주택 연금보다는 시세차익을 얻는 게 더 이익이에요.”
서울 강동구에 아파트를 소유한 김 씨(59)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주택연금 가입을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아파트값이 오르기 시작하자 계획을 바꿨다. 김 씨처럼 주택연금 대신 집값 상승을 기다리는 고령 주택 소유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금리 인하와 함께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노후 자금 마련 전략을 수정하는 움직임이 점차 눈에 띄고 있다.

집값 상승 기대감에 ‘주택연금’ 외면
5일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주택연금 신규 가입은 762건으로, 지난해 12월(1,507건)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는 2023년 6월(710건) 이후 19개월 만의 최저치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 주택 소유자가 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계속 살면서 평생 매달 노후 자금을 받는 제도다.
월별 신규 가입은 지난해 9월 869건에서 10월 1,070건, 11월 1,275건, 12월 1,507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올해 1월 넉 달 만에 증가세가 꺾였다.

과거에도 집값 상승 기대가 커질 때마다 가입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주택을 보유했다가 팔아 시세 차익을 남기는 편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늘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값 역대 최고치 경신
이러한 심리 변화의 배경에는 최근 뚜렷해진 서울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0.4로 전월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경기(103.8)와 인천(104.1)도 올랐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의 조사 결과, 1월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13억 8,289만 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용산구(110.89%), 서초구(109.23%), 강남구(108.86%) 등은 과거 최고가를 넘어섰지만, 도봉구(82.49%), 강북구(84.23%), 노원구(85.06%) 등은 최고가 대비 회복세가 더뎠다.
금리 인하가 시장 분위기 바꿔
일각에서는 이러한 주택 가격 상승에 더욱 기름을 부은 것은 최근의 금리 인하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은 2년 4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2%대로 내리면서 ‘금리 인하=집값 상승’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이번 금리 인하로 주택 수요자의 자금력이 커졌고, 추가 인하 기대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승세가 서울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남권발 상승세가 서울 외곽까지는 번질 수 있지만, 수도권 외곽과 지방까지는 무리”라고 분석했다.

주택연금 가입자 감소 현상은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고령층 주택 소유자들이 당장의 안정적 연금보다 미래의 시세 차익을 택하는 현상은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 향방을 가늠하는 의미 있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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