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전망치에 1.7% 못 미쳤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8.4%, 순이익은 35.4% 불어났다. HD현대일렉트릭이 2026년 1분기 성적표를 공개하자 시장의 시선은 ‘기대치 소폭 미달’보다 ‘이익 구조의 질적 개선’에 쏠리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8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583억원, 매출은 1조365억원, 순이익은 207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24.9%를 기록했다.
매출 증가율(2.1%)보다 순이익 증가율(35.4%)이 현저히 높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닌 원가 효율화와 고마진 제품 믹스 개선이 동시에 진행된 결과로 분석한다.
북미가 끌고, 유럽이 밀었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전력기기 부문이었다. 북미 전력변압기 판매 확대에 힘입어 전력기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6% 증가했다. 선박용 제품 호조로 회전기기 매출도 10.8% 늘었다.
지역별로는 북미 시장이 26.6% 성장하며 전체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유럽 역시 높은 기저 영향으로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이 줄었지만, 전년 동기 기준으로는 17.0% 증가했다.
반면 배전기기 매출은 24.2% 감소했다. 작년 동기의 대형 물량에 따른 기저효과와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저압차단기 납품 이연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업계에서는 이를 장기 추세의 하락이 아닌 일시적 수주 편차로 해석한다.
수주잔고 78억 달러…슈퍼사이클의 정량적 증거
1분기 수주는 17억9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6% 급증했다. 연간 수주 목표인 42억2200만 달러의 42.6%를 단 한 분기 만에 채운 셈이다.
수주잔고는 78억8800만 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17.2% 늘었다. 동종 업계인 LS일렉트릭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40% 이상 성장하는 등, 전력기기 업체 전반에 걸쳐 이른바 ‘슈퍼사이클’이 구조적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과 미국의 전력망 현대화 정책이 맞물리면서 북미발 수요가 단기 이벤트가 아닌 장기 기조로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한다.
증설 마무리로 공급 대응…분기 배당도 실시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에 힘입어 수주가 증가하고 있다”며 “울산 공장과 북미 생산법인 증설을 마무리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수주 기반은 이미 확보됐고, 공급 능력을 키워 이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보통주 1주당 1300원의 현금 분기배당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468억원이며, 기준일은 5월 13일, 지급 예정일은 5월 27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