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접근성을 갖춘 경기 구리 아파트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정부의 강도 높은 서울 규제가 수요를 인접 지역으로 밀어낸 결과, 구리에서는 거래량·가격·청약이 동시에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구리 아파트 매매 건수는 1378건(4월 22일 기준)으로, 전년 동기(334건) 대비 약 4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경기 전체 매매 건수 증가율이 37.8%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구리의 상승 폭은 압도적이다.
서울 규제가 불러온 ‘풍선효과’
거래 급증의 배경에는 정부 규제가 자리한다. 정부는 지난해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제한했다. 서울 진입 장벽이 높아지자 수요가 인근 구리로 이동한 것이다.
가격 경쟁력도 이동을 부추겼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시세는 4913만 원인 반면, 구리는 2356만 원으로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구리역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울 대비 가격 메리트와 교통 접근성을 동시에 고려한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신축·역세권 중심으로 호가도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고가 행진·청약 열기 ‘동반 과열’
실거래 시장에서도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힐스테이트 구리역’ 전용 84㎡는 13억 25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고, 이달 ‘e편한세상 인창 어반포레’ 전용 84㎡도 13억 5000만 원에 손바뀜됐다.
분양 시장 열기도 뜨겁다. 지난달 DL이앤씨·GS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의 ‘구리역 하이니티 리버파크’에는 총 3425건의 청약이 접수됐다. 올해 경기 지역 분양 단지 중 최다 기록이며, 최고 가점 69점 당첨자도 나왔다. 구리 아파트의 약 68%가 준공 20년 이상 노후 단지라는 점에서, 신축 희소성이 청약 쏠림을 더욱 심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동북권 관문’…강세 지속 전망
전문가들은 구리 시장의 강세가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서울 규제가 유지되는 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구리로의 수요 유입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구리는 서울 동북권 관문 역할을 하는 지역”이라며 “대출 여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10억 원 이하 매물이 많아 실수요 유입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올해 입주를 시작한 ‘구리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전용 82㎡ 분양권이 분양가 대비 약 3억 원 오른 12억 514만 원에 거래된 사례는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